전쟁 장기화에 따라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매파 성향의 퇴역군인들과 군사 블로거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3개월을 지나면서 불만의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며 이는 푸틴 정권이 언론을 통제하고 반대 목소리를 억누르는 상황에서 드문 일이라고 소개했다.
전직 군'최강 전력' 무너지자 등 돌리는 매파인들의 모임인 '전(全) 러시아 장교 회의'는 지난주 푸틴 대통령과 다른 고위 관료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점령하지 못한 것을 '실패'라고 규정했고, 군의 드론, 탄약, 열화상 장비 부족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군사 블로거들도 러시아군의 무능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프레드 카건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러시아에서 광범위하게 읽히는 군사 블로거들의 비판은 "이미 약화한 러시아군의 사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포린폴리시는 다만 매파의 불만을 반체제 인사들의 불만과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분석가인 카테리나 스테파넨코는 "이들은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내가 찾아보는 모든 군사 채널은 '우리는 러시아의 승리만을 목적으로 러시아 정부와 군대를 비판하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포린폴리시는 "매파 퇴역군인 집단과 군사 블로거들은 전쟁의 느린 전개에 답답해하며 푸틴 대통령이 국가 동원령을 발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매파 세력이 푸틴 대통령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든 작든 전쟁과 관련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연구원은 "매파들이 여론을 달구면 푸틴 대통령에게 이 전쟁을 승리로 끝낼 수 있도록 끝까지 가야 한다는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