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우체국본부가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우정사업본부가 위탁배달원들에게 제시한 신규 계약서가 계약을 쉽게 해지할 수 있게 하는 등 독소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는 이유다.
노조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정사업본부가 올해 7월 1일부터 적용될 우체국 위탁배달원들에 대한 개인별 위탁계약서를 노조에 전달해왔다"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 계약서엔 택배 노동자가 위탁자(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물류지원단)의 이미지를 해치는 현수막을 차량에 붙이거나 서비스 개선 요청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 정지나 해지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위반 행위가 처음 발생했을 땐 '서면경고'를 내리고 2회 발생 시 '10일간 계약정지', 3회엔 '30일간 계약정지', 4회 때는 '계약해지'를 하게 된다.
노조는 "노조 활동으로 현수막을 붙이거나 관리자 눈 밖에 나면 월수입 3분의 1을 포기하고 더 나아가 한 달 수입 전체를 포기해야 한다"며 "택배 노동자들을 노예로 만드는 최악의 조항"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편물 감소 등 사업환경에 따라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와 표준계약서 취지에 정면으로 역행하며, 계약 해지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생활물류법을 위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배달 위탁물량의 '기준물량'을 일·월 단위가 아닌 연 단위로 계산하고 이를 8% 넘게 줄이려면 상호 협의를 거치도록 한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준물량이란 각 택배 노동자들이 보장받아야 할 최소한의 위탁 물량으로, 현재는 하루 평균 190개, 주 평균 950개로 규정돼 있다.
노조는 "8% 삭감은 기본이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추가 삭감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택배 노동자는 박스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는 결국 임금 삭감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정사업본부의 정권 코드 맞추기와 노조 죽이기에 총력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내달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14일 1차 경고 총파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