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사상 처음으로 L(리터)당 2천원 선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2.55원 오른 L당 2천0.93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경유 가격이 2천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경유 가격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경유 재고 부족 현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석유제품 수급난의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경유 수급의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이달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국내 경유 가격 오름세를 잡지는 못했다.
이날 오후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천994.77원이다. 경유 가격은 지난 11일부로 휘발유 가격을 역전했다.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다만 국내 경유 가격 상승세가 조만간 하락세로 전환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최근 2주간 국제 경유 가격이 내려갔는데 국내 경유 소비가 주춤하면서 가격 반영이 조금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국내 경유 가격도 국제 가격을 따라 하락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경유 가격 급등을 고려해 경유 운송업자들에게 주는 경유 보조금 지급 기준가격을 기존 L당 1천850원에서 1천750원으로 100원 낮춰 보조금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 기준가격(1천750원)보다 넘어서는 금액의 절반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유 보조금 지급 대상은 화물차 44만5천대와 버스 2만1천대, 택시(경유) 9만3천대, 연안화물선 1천300대 등이다. 유류구매카드 등 기존 유가보조금 지급 방식을 활용해 경유 보조금도 함께 지급한다.
정부는 내달 1일 시행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으며, 지급 시한도 당초 7월 말까지 9월 말까지로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