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15개국 확산…"반려동물 숙주 될 수도"

입력 2022-05-24 11:45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생하는 원숭이두창이 자칫 반려동물로 옮겨갈 경우 유럽에서도 풍토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선 사례가 드문 원숭이두창은 최근 며칠 사이 각국에서 번지기 시작해 23일 기준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15개국에서 1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이중 영국에서는 이날 현재 57건이 보고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인수공통감염병인 원숭이두창이 아프리카 밖에서 이같이 확산하는 조짐으로 볼 때 유럽에서도 반려동물을 숙주 삼아 풍토병으로 자리 잡을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원숭이두창이 반려동물에서 나타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병원소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이날 "(원숭이두창에) 노출된 반려동물을 관리하고, 병원균이 야생 생태계로 옮겨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CDC는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면 바이러스가 동물 집단에서 확산해 유럽에서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특히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 숙주가 될 가능성이 있으며,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는 게 이론적으로도 가능하다고 ECDC는 강조했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종간 장벽을 뛰어넘는 '스필오버'는 유럽에서 바이러스가 자리 잡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원숭이두창이 인수공통전염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ECDC는 우려했다.

다만 스필오버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ECDC는 덧붙였다.

설치류뿐만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도 숙주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짚었다.

쥐, 다람쥐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는데, 실제로 영향권에 있는 동물 범위는 미지수이며, 여기엔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글래스고 바이러스 연구센터의 데이비드 로버트슨 교수는 이런 견해가 '타당한 우려'라면서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동물과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