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침체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씨티그룹의 CEO인 제인 프레이저는 유럽이 경기 침체기로 치닫고 있음을 확신한다고 전해왔다.
이날 프레이저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다보스 포럼'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에너지 위기를 포함한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면서, 유럽이 경기 침체기의 도래를 막아낼 힘이 약화했다고 진단했다.
유럽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지난 몇 달간 막대한 에너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인플레이션의 압력은 필수 소비재 가격의 폭등으로 이어지면서 유럽 시민에 생계비 부담을 지웠다.
앞서 프레이저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시장이 ‘잔혹한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며 침체 전망을 내놨고, 당시의 전망은 대부분 들어맞았다. ‘잔혹한 겨울’의 여파와 대규모 주식 매도세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레이저는 이날 미국 경기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미국은 경제 지표가 유럽의 지표에 비해 더 탄력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기 침체기가 도래할 경우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 전략을 어떻게 전개하느냐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레노이 드 갈하우(Francois Villeroy de Galhau)는 유럽 증시에 '회복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하면서 프레이저의 유럽 증시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 증시를 하락세로 견인한 주된 요인이 인플레이션이라고 짚으며, 통화 정책 정상화에 해답이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