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치솟는 유가에 비상 선언 검토 중"

입력 2022-05-24 09:0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치솟는 유가에 대응해 디젤 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놓고 백악관이 비상 선언을 검토 중이라고 미 CNN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 현 디젤 재고 감소와 가격 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디젤은 농장, 건설 장비를 비롯해 미 전역에 물자를 실어나르는 트럭, 기차, 선박 등에 동력을 공급하는 필수 연료다.

최근 북미지역 정제공장 다수가 문을 닫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감했던 항공·여행 수요 회복,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디젤 가격이 치솟았다.

특히 정유소가 부족한 미 북동부 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몇 주간 재고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졌고, 가격은 뉴욕 기준 평균 갤런당 6.52달러(약 8천200원)로 1년 전보다 102%나 올랐다.

미 정부는 상황 파악을 위해 내부 브리핑을 확대하고 연료 소매업자들과도 논의에 들어갔다. 이제는 북동부 가정 난방용 비축유에서 디젤을 방출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북동부 가정 난방용 비축유는 이 지역 거센 겨울 폭풍으로 인한 공급난에 대처하기 위해 2000년부터 마련됐다. 2011년 가정용 난방유에서 차량 엔진에 들어가는 초저유황 청정 디젤로 전환됐으며, 실제 방출된 사례는 2012년 슈퍼태풍 '샌디'가 강타했을 때가 유일하다.

이 고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관료들에게 비축유 방출 준비에 필요한 기초 작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이 적어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지역 하루 공급량과 같은 100만배럴에 불과하다.

앤디 리파우 리파우 오일 어소시에이츠 회장은 CNN에 "대단한 양은 아니다"라며 "몇 주 혹은 몇 달을 벌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