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美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파산..."게임스탑 배팅 실패"

입력 2022-05-20 10:56
수정 2022-05-20 11:01


"공매도로 흥한 자 공매도로 망한다." 공매도로 성공해 공매도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본 헤지펀드 ‘멜빈 캐피털’이 결국 문을 닫는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멜빈 캐피털은 펀드를 폐쇄하고 투자자들에게 현금을 돌려줄 계획이다. 현금의 적어도 절반은 5월 31일까지, 나머지는 6월 30일까지 송금될 계획이다.

2020년까지만 해도 멜빈 캐피털이 이 같은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라 예상한 이는 없었다. 당시 멜빈은 수수료를 제외한 연간 수익률 30%를 기록하여 월가에서 이름을 날리는 헤지펀드였다. 특히 공매도로 이름을 날리며 2021년부터는 12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로 자리 잡았다.

멜빈 캐피털의 발목을 잡은 것도 공매도였다. 2021년 1월, 멜빈 캐피털은 게임스탑의 사업 전망이 비관적이라 판단하며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었으나 개인 투자자들의 역공에 판세는 뒤바뀌었다.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이 유동주식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을 골라 집중 매수에 나선 것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초 기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헤지펀드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 게임스탑을 비롯한 일명 ‘밈 주식’의 주가가 폭등했다. 당시 게임스탑 주가가 17달러에서 최고 347달러까지 1,915% 급등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이 공매도 손실규모를 줄이고자 주식을 되갚으면서 숏스퀴즈가 나타났던바 있다. 당시 월가의 기관 상당수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멜빈 캐피털은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 등에서 자금을 받아 재개를 시도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39.3%의 추가 손실을 보게 되었다.

결국 막대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한 멜빈 캐피털은 청산 절차를 밟게 됐다. 이날 플롯킨은 "전력을 기울였지만 기대한 만큼의 수익률을 달성하기엔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밈 주식의 변동성은 여전하다.

밈 주식의 주가는 빠르게 오른만큼 빠르게 급락했다. 게임스탑은 올해 들어 32.5%, AMC는 38.8% 하락하는 등 올해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 12일부터 8%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현지시간 19일)도 게임스탑은 8.43% 뛴 99달러 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외 AMC의 주가도 이날 2.51% 뛴 13달러선에서 거래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