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하며 '공매도 전설'로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가 애플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
16일(현지시간) CNBC는 "지난해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한 마이클 버리가 올해는 애플을 노렸다"면서 "지난 1분기 중 애플 풋옵션 총 20만 6,000주를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앞서 마이클 버리는 지난해 테슬라 하락에 베팅해 세간의 관심을 모은바 있다.
당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자산운용은 1분기 중 테슬라 주식 80만 100주에 대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2분기에는 테슬라 풋옵션 보유량을 총 107만 5,500주까지 늘리며 테슬라 주가 하락에 본격적으로 베팅했다.
풋옵션은 주식을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담은 계약이다. 때문에 주가가 행사가 아래로 떨어지면 계약의 가치가 올라간다.
다만 당시 테슬라의 주가는 반도체 부족 사태에도 불구하고 실적 호전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결국 버리는 3분기 중 테슬라 풋옵션을 모두 청산했다. 또한 더 이상 테슬라 하락에 베팅하지 않겠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올해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대신 애플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는 1분기 중 약 3,600만 달러(약 459억 7,920만 원)에 달하는 애플 풋옵션 20만 6,000주를 매수했다. 애플의 주가가 올해 들어 약 15% 하락한 만큼, 2분기까지 풋옵션 보유 지분을 유지했다면 상당한 수익을 냈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버리가 주식에 대한 포지션을 활발하게 바꾸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애플 풋옵션을 이미 청산했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버리는 지난해 테슬라 풋옵션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풋옵션은 단순한 투자의 일부일 뿐, 기업에 대한 적대감이나 특별한 의미를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공매도 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품고, 사안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CNBC는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자산운용이 애플 풋옵션 체결과 별도로, 1분기 중 부킹홀딩스, 알파벳, 시그나, 넥스타 미디어 등에 대한 매수 포지션은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