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배 베팅' 나선 서학개미…한달간 4조원 몰려

입력 2022-05-15 08:19


서학개미'들이 최근 미국 증시 급락에도 '한 달 동안 4조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최근 한 달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29억9천927만달러(한화 약 3조8천504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6억5천321만달러·한화 약 2조1천218억원)보다 81% 많은 액수다. 올해 1∼4월 월평균(24억377만달러)보다도 많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이달 12일까지 한 달간 나스닥지수는 약 15%, S&P500은 10.6%,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7.3% 하락했다. S&P500지수는 고점 대비 18.44% 하락해 약세장 진입을 앞두고 있고,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30%가량 급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증시 약세에도 반등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저가 매수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초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P(상장지수펀드·상장지수증권) 다수가 구매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 ETF(TQQQ)(6억3천115만달러)가 전체 종목 중 2위를 차지했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라가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스 불 3X SHS ETF(4억54만달러)가 3위였다.

미국 기술주 10개 종목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인덱스 3X 레버리지 ETN'(6천694만달러)은 8위를, 미국 기술주 15개 주가를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은 9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리는 3배 레버리지 투자 등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지수가 오를 때만 하루 이틀 수익을 내고 빠져나와야지, 변동성이 심할 때 방향을 잘못 타면 큰 손실을 낼 수 있어 위험하다"며 "현재 짧은 기간에 지수가 많이 하락한 것은 맞기 때문에 단기 반등은 가능할 수 있지만, 아직은 변동성 구간에 있다"고 말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도 "투자자들이 그동안 조정기마다 'V'자로 반등해왔던 것을 기대하며 매수로 대응하고 있는데, 지금은 그때마다 나왔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뒷받침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 저점 매수하기보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경기나 수요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고 저점을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년 이상의) 투자 시계를 갖고 단기적인 추가 조정을 견뎌낼 수 있다면 그간 낙폭이 과대하게 나온 성장주들, 특히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 위주로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