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기로 한 트위터가 전성기를 되찾으려면 이른바 '셀럽'(유명인)의 활용도를 끌어올려야 하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 '트위터는 어떻게 셀럽들을 잃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머스크를 새 소유주로 맞을 트위터에서 지난 수년간 유명인들이 떠나게 된 배경을 분석했다.
트위터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팝스타 레이디 가가,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7천5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인사가 이용하면서 세계 정치와 문화, 뉴스의 허브로 역할 했다.
여전히 전 세계에서 매일 약 2억2천900만명이 사용할 만큼 몸집이 큰 소셜미디어(SNS)이지만, 유명인들은 점점 활용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분석 사이트인 소셜 블레이드에 따르면 팔로워 수 최상위의 유명인 계정 10개는 올해 1∼4월 트윗 수가 2018년 같은 기간보다 35% 감소했다. 트윗 수가 늘어난 계정은 머스크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둘뿐이었다.
머스크도 유명인의 트위터 사용을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가 최근 한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대한 영구 정지 결정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WP는 트위터가 유명인의 계정 활동을 예전처럼 활성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몇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먼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 경쟁 SNS의 등장과 더불어 트위터가 뉴스 앱처럼 변모한 현상을 지목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이후 그와 관련된 뉴스가 다른 인기 주제를 밀어내기 시작하면서 트위터는 정치 뉴스가 부각되는 공간처럼 바뀌었다고 WP는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명 연예인은 팬들과의 소통에 트위터를 활용하는 빈도를 줄여갔다. 미국 밴드 마룬5의 보컬 애덤 르빈은 "많은 아티스트들처럼 난 트위터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옮긴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명 SNS 매니저인 저민 재밍은 "연예인의 매력은 외모다. 그들의 메이크업이나 옷, 신발 등은 트위터에서 제대로 표현되기 어렵다"면서 "트위터에서 성공하려면 할 말이 있어야 하고 시대정신이 있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트위터가 필터링 등을 통해 콘텐츠를 강도 높게 검열한다는 점도 유명인이 솔직하게 의사를 표시할 소통 창구로 트위터를 선택하지 않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런 검열 체계는 정치 분야 뉴스가 많이 유통됐던 트위터가 욕설과 괴롭힘, 트롤(인터넷상에 공격적·도발적 글을 올리는 사람) 등으로 얼룩지는 문제를 정화하는 순기능도 있는 터라 무작정 폐기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머스크가 이 같은 콘텐츠 검열 체계를 '좌파 편향' 조치라고 부르면서 규제 완화를 공언한 점도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계정 운용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구조 역시 유명인들이 트위터에 관심을 줄인 이유다.
유명인에게 SNS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캔달 오스트로는 "트위터는 당신을 문화적으로 의미 있게 만들어줄지 모른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는 당신에게 돈을 준다"고 촌평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