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루나 폭락… '리먼브러더스 사태' 재현 경고 [글로벌이슈]

입력 2022-05-13 08:56
수정 2022-05-13 08:56
테라·루나 폭락… '리먼브러더스 사태' 재현 경고

가상화폐 업계에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다시 한 번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일고 있습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2천 억 달러가 하루만에 증발했는데, 한화로는 무려 258조 원에 달합니다. 비트코인도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 6천 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고 이더리움도 2020년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제 가상화폐가 지난 해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년 만에 최악의 침체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원인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로의 전환과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디커플링 사태 때문인 것으로 진단되고 있습니다.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중 최대 규모인 테더 역시 1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사실 이번 폭락 사태는 테라의 추락에서 시작됐습니다. 테라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를 함께 끌어내렸고 이게 다시 두 코인 모두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언론들은 '죽음의 소용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런 ‘소용돌이’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테라가 여타 스테이블 코인과는 다른 알고리즘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테라를 현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게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떠받치도록 했습니다. 테라폼랩스는 테라 1개 당 가치가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됐습니다. 테라 가격이 내려가면 투자자가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그 대신 1달러 가치의 루나를 받는 식으로 최대 20% 이익을 얻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테라의 가격이 떨어질 때 유통량도 줄어 결국은 가격이 다시 오르기 때문에 그 가치를 1달러에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예상과는 다르게 이 메커니즘은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테라폼랩스는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것보다 더 걱정이 되는 이유는, 루나가 비트코인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라폼랩스의 CEO인 권도형 씨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인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테라의 가격을 지지하기 위해 보유 중인 수십 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량 처분한다면, 여기서 더 끔찍한 추가 시세 하락까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 일각에서는 2008년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와 비교하고 있기도 합니다.

美 상원, 파월 연준 의장 연임 승인

웰스파고 "美 연준, 6·7·9월 '빅스텝' 나설 것"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4년 간의 2번째 임기를 확정했습니다. 미국 상원은 파월 의장의 연임을 두고 투표를 실시했는데 찬성 80표, 그리고 반대 19표로 승인됐습니다. 지난 해 11월,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연임을 발표한 지 6개월 만으로, 파월 의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가 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연준 의장 지명을 받았고 지난해 말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재지명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의 물결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공화당의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은 현재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인플레이션 사태를 언급하면서 파월의 실패에 보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저격했습니다. 민주당의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도 라틴계 인사가 승진하지 못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습니다.

미국 연준과 파월 의장은 지난 두 달간, 물가 상승률이 무려 8%를 넘으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높은 산을 넘고 있는데,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지난 주, 0.5%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을 충분히 잡지 못하고, 다가오는 경기침체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이 앞으로도 연준의 사령탑의 위치를 지키는 만큼 향후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는 연준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웰스파고도 연준의 행보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연준이 오는 6월과 7월, 그리고 9월에 0.5%p라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고 또 앞으로 2년에 걸쳐 0.25%p씩 금리를 올릴 것이라면서 다소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습니다. 연방기금금리가 2023년 2분기에, 3.5%에서 3.75% 즈음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 수준이 실제로 발현된다고 가정하면 실효 연방기금금리가 중립 수준을 넘어 금융 여건이 다소 어려워질 것이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따라서 2023년 경제성장률은 1% 부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게 됨에 따라, 그 다음 해 말까지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씨티은행 "성장주, 하락세 지속 예상"

씨티은행이 "당분간 성장주들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연준이 긴축적인 행보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성장주의 가치는 더욱 더 저평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보일 때보다 매파적인 모습을 드러낼 때, 실질 수익률이 상승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실질 수익률이 올라가게 되면 성장주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게 된다는 원리입니다. 실제로 성장 지수와 가치 지수를 분석해 보면, 특히 성장 지수와 실질 수익률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연준이 지금보다 덜 급진적인 움직임으로 방향을 튼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경제 전반의 흐름이 성장주에게는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니, 당분간 성장주 매입을 피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화 정책의 변화는 주식 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칩니다. 실례로, 2019년과 2020년에는 통화 정책이 완화되고 실질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주식이 크게 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지금입니다. 점점 더 빡빡하게 조여지고 있는 통화 정책으로 인해 주식 시장이 요즘 통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은 성장주들이 지금보다 33%가량 더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의 구멍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도록 대응 전략도 제시했습니다. 성장주보다 가치주를 담을 것을 추천했고 미국과 유럽보다는 영국과 신흥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기술주보다는 금융과 상품주가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최후의 보루' 애플, 지지선 붕괴… FAANG주도 위험"

한 때, 업계에서는 '최후의 보루'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의견일 뿐이기는 하지만 애플이 무너지면 전체 FAANG주, 혹은 더 나아가 지수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는데, 애플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은 현재 장중 기준, 고점 대비 20% 넘게 떨어진 상태입니다. 어제는 애플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에 시총 1위 자리를 내 줬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향후 전망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은 애플까지 맥을 못 추고 있는 지금, 과연 어떤 방향성을 따라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은 어두운 전망, 그 자체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과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17% 가량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이제 애플까지 쇠퇴하면서 앞으로 S&P500지수와 시장 전반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미래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애플에 대한 매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라오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이번 분기의 아이폰 출하량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매출도 정확하게 호재를 가져올 만한 소식이 아직은 없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반등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FAANG주의 모든 종목들이 이제 약세장에 진입했습니다. 고점 대비 떨어진 수치를 읊어보자면, 메타는 51%, 아마존은 44%, 애플은과 알파벳도 각각 23%와 25%, 그리고 추가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도 26% 가량 내려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