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추락한 진짜 이유…월가 "암호화폐가 몸통" [GO WEST]

입력 2022-05-13 19:06
수정 2022-05-13 19:06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이 기자, 오늘의 키워드는 '테슬라의 추락' 입니다.

<기자>

네. 간밤 뉴욕 증시는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상승하면서,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됐고요.

이에 따라 외험회피 심리가 지속되면서 변동성이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키워드처럼 테슬라도 주가가 많이 떨어졌나보죠?

<기자>

네, 테슬라는 전 거래일보다 0.82% 하락한 728달러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70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는데 8개월래 최저치입니다.

<앵커>

테슬라의 주가가 이렇게 추락한 구체적인 이유가 있나요?

<기자>

일단 표면적으로 보면 상하이 공장 생산 지연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로이터통신은 상하이의 전면 봉쇄 조치로 자동차 부품 확보가 어려워,

중국 내 유일한 생산 시설인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라고 보도하기도 했죠.

<앵커>

표면적이라는 건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말인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진짜 이유를 두고

비트코인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리돈 1조 9,357억원 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다고 작년 2월 SEC에 보고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죠.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비트코인 평균 매입단가를 3만 4,000달러 선으로 봅니다.

지금 비트코인 시세가 2만 9,000달러 선인 점을 감안할 때

테슬라가 장부상 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죠.

<앵커>

비단 테슬라만의 일은 아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 보유랑 1위인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12만 9,218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현지시간 12일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평가손실이 약 3억3,000만 달러로 불어났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도 급락해 이번주 45%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죠.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8% 상승 마감했는데요.

앞서 분기 손실에 따른 충격과 암호화폐 폭락의 여파로 주가가 전일 26% 이상 떨어진 바 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같이 빠지는 모습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 설립 파트너는 현재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몸통이고 시장이 꼬리라고 했는데요.

그는 "암호화폐 큰 손과 얘기했는데 그들은 지금이 현금화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들은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주식도 팔고 있다. 이들은 출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월가에서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기술주에도 함께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기술주에도 함께 투자한다고요?

<기자>

네. 먼저 나스닥 지수를 좀 살펴보겠습니다.

나스닥 100지수(NDX)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중 100개의 우량 기업만을 별도로 모아 만든 주가 지수인데요.

NDX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기술주이며,

나스닥 100 ETF에서 IT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합니다.

기술주는 대부분 PER, 그러니까 주가수익비율이 높고 확장된 밸류에이션을 갖고 있습니다.

그간 저금리의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것이 기술주라고 할 수 있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PER과 벨류에이션의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초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연일 가격이 치솟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줄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옮겨가고 있죠.

온라인 금융 거래 플랫폼인 스킬링의 마이클 카메라맨 CEO는

"디지털 자산이 이전 수년 동안 본 적 없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암호화폐가 점점 기술주와 동조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와 기술주 모두를 위험자산으로 간주하고, 좀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덧붙였죠.

<앵커>

실제 서로 영향을 주는 관계인가요?

<기자>

네. 국내 데이터 전문미디어에 따르면 전일 비트코인과 나스닥 간의 60일 상관 계수는 0.91이었습니다.

지난 2월 3일 0.92를 나타낸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상관 계수는 서로 다른 자산이 관계성을 가지고 거래되는 정도를 나타내며,

계수 절댓값이 1에 가까울 수록 변수 간에 상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이 보이는 양의 상관계수는

자산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현지시간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갤럭시 디지털 홀딩스를 이끄는

억만장자 암호화폐 투자자인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현재 1만 1,370선인 나스닥 지수가 1만 1,000선까지 떨어지면

"비트코인이 3만 달러를 하향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앵커>

이제는 '디지털 금'이라는 수식어를 쓰기에도 어려운 시점이 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증시와의 동조화가 짙어지자

'디지털 금'이라며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주목 받았던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그간 지지자들은 암호화폐가 다른 투자자산과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금처럼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가치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해 왔거든요.

그래서 월가의 큰손들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기도 했죠.

하지만 암호화폐가 증시와 동반 하락하는 지금과 같은 모습에,

새로운 분산 투자처로서의 암호화폐 위상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주식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하는데 변동성은 오히려 암호화페 쪽이 크다는 점이 더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암호화폐의 전망, 앞으로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기자>

일단 루나 코인의 폭락으로 시작된 암호화폐 시장의 혼란은 다소 진정된 모습입니다.

루나 코인은 계속 하락하면서 결국 0원에 수렴하면서,

결국 바이낸스에서는 더이상 거래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2만 9,000달러 대를 회복했고, 1,800달러까지 하락했던 이더리움도 1,900달러 위로 올라섰습니다.

암호화폐의 전망에 대해서는 연준의 긴축 속도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코인데스크US의 브래들리 쿤 시장팀 편집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통화 조건을 더 빨리 긴축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면서

"최근 미국 중앙은행의 행동에 비트코인이 (주식과 함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