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뱉어내라"…코인거래소 투자자 보호 '뒷전'

입력 2022-05-10 19:09
수정 2022-05-10 19:10
코빗서 산 비트코인 "반환해라" 소송
매수자 "2년 전에 한 정식 거래"
업비트, 오입금 피해자 '뒷전' 지적
[영상] 코빗 믿고 샀는데…"비트코인 뱉어내라"



[ 이 모씨 / 코빗거래소 이용자 : 매도자가 소송을 한 사건입니다. (비트코인 관련) 정상 거래가 이미 된 건데 그 건을 가지고 거래 취소 소송을 당한 사건입니다. 잘못된 어떤 부정 행위를 저질러서 매수를 했다면 소송을 당해도 납득할 수 있는데, 정상적인 매수, 매도가 체결됐고 코빗도 당일 공지하길 시세에서 차익이 있었지만 정상적인 거래라고 공지가 났었습니다. (일반적인) 유저가 소송을 당했는데 책임, 정보 제공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거래 수수료도 많이 받는데 서비스는 빈약합니다. 신뢰를 가지기 쉽지 않습니다. 이용자들을 보호하는 시스템,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합니다. ]

<앵커>

영상에서 본 사례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이번 비트코인 반환소송 사건 어떻게 일어난 겁니까?

<기자>

2년 전 코빗(korbit) 코인거래소에서 매도자인 김모씨가 비트코인을 팝니다.

특정 가격을 정하는 지정가가 아닌, 시장가로 내놓습니다.

그런데 당시 코빗에 비트코인 거래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김모씨가 비트코인을 팔자 가격이 하락합니다.

그렇다 보니 김모씨의 매도 가격인 시장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앞서 영상에서 본 이모씨를 비롯해 31명이 해당 비트코인을 삽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 매도자인 김모씨는 당시 비트코인이 비정상적인 가격에 팔렸다며 수십명에 달하는 매수자에게 해당 비트코인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건 겁니다.

<앵커>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한데요.

<기자>

이제 시작된 소송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켜봐야 하겠지만,

금융투자업계 등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해 시장에서 이뤄진 정상적인 거래이고 2년전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매수자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거래소 측도 매도자가 무리하게 절차를 진행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비난의 화살이 코인 거래소인 코빗에게도 향하고 있습니다.



매수, 매도자간 직접 거래가 아닌 거래소 플랫폼을 통한 거래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에 대한 일부 책임이 있음에도 투자자 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 분쟁을 조정하는 부서나 인력 자체가 전혀 없는 데다,

수십명의 매수자 인적 사항을 매도자 등에게 공개한다는 사실과 해당 분쟁이 발생한 상황 등을 알기 어렵게 메일로 뒤늦게 보낸 것을 비롯해, 이번 분쟁을 조정하려는 행위가 없었다는 점 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앵커>

거래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제대도 하지 못한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런 지적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유가증권 거래를 맡아서 하는 한국거래소의 경우, 체결, 청산 비용을 이유로 거래 수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 수수료 안에는 사실상 분쟁 조정을 비롯한 투자자 보호 서비스 비용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하는데요.

코인거래소 역시 비슷한 형태를 띄고 있고 최근 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코인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이보다 앞서서는 업비트에서 오입금으로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는데요.

오입금은 가상자산을 송금하는 등의 행위에서 주소를 잘못 쓰거나 다른 자산용 지갑으로 보내 관련 자산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말하는데요

업비트에서 이런 피해자들과 협의를 통해 상당수 해결했다는 입장을 밝혔죠.

그런데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한 투자자들도 있어 업비트가 앞뒤가 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투자자는 1억 2천만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4분의 1도 안되는 가격으로 하락했음에도 자산을 찾지 못해 팔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비트가 오입금과 관련해 투자자가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도록 1대1 문의 게시판을 막은 것과,

지난 3월 "네트워크 선택, 기재 오류로 오입금이 발생하는 경우 회사의 고의, 과실이 없는 한 손해배상, 복구지원 등 일체의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추가해 약관을 개정한 것 등이 이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앵커>

다른 거래소도 사정은 비슷해 보이는데요. 해결책은 없습니까?

<기자>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4대 코인거래소에서 발생한 사고는 100여건에 달합니다.

서비스 장애와 보안 사고 등으로 구성되는데, 현재 원화마켓 진출을 기다리고 있는 거래소들까지 포함하면 사건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인거래소 측은 투자자 보호 관련 기준이나 선례가 없어서 활동에 제약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점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 가이드라인과 더 나아가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립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을 한 만큼, 공약으로 내걸었던 가상자산 담당 부처 마련 등을 통해 이런 부분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거래소 측은 기준이 마련되면 투자자 보호 부서와 절차를 만드는 등의 개선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인 거래소에서 하루에 거래되는 돈만 수조원이 넘고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그에 걸 맞는 투자자 보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