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액이 약 300조 원입니다.
이 중에 확정급여형 즉, DB형이 절반(60%)이 넘는데, 자금 대부분이 방치되다시피 해서 수익률이 아주 낮았습니다.
올해 관련 법들이 개정되면서 오는 7월부터는 자금이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퇴직연금의 99%를 확정급여형(DB형)으로 운용 중인 현대자동차.
최근 3년간 DB형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2%대 초반으로 같은 기간 임금 상승률 3.9%의 절반 수준입니다.
현대차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국내 DB형 퇴직연금 가입 기업들의 투자수익률은 평균 1.5%에 그쳤습니다.
이유는 DB형 자금의 95%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예치되면서 사실상 방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은 기업에겐 재무적 부담으로, 노동자에겐 수급 위험으로 작용합니다.
운용수익률이 나쁘면 매년 추가로 쌓아야 할 적립금 부담만 늘어나게 됩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DB형 퇴직연금 같은 경우에는 부채이기 때문에 연금부채라는 걸 재무관리 관점에서 판단을 해서 관리해줘야 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그런 인식이 사용자한테도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그게 또 근로자의 수급금과도 직결되는 상황입니다.]
지난 4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들은 올해 내에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야 합니다.
위원회는 적립금운용계획서(IPS)를 의결해, 적립금 과부족과 목표수익률 등을 결정합니다.
전문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보니 외부위탁운용관리(OCIO)가 늘어나고 주식편입비중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제도 변화를 기회로 보고 앞다퉈 OCIO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편 퇴직연금의 또 다른 한 축인 확정기여형(DC)에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오는 7월에는 DC형에서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에 들어갑니다.
'디폴트 옵션'이란 가입자의 투자 지시가 없을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지정한 상품에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새 정부가 대대적인 연금개혁을 예고한 가운데 기업과 수급자의 부담은 덜면서 투자수익률은 높이기 위한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