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도왔다"…EU '푸틴 연인' 카바예바 조준

입력 2022-05-06 10:13


유럽연합(EU)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전직 리듬체조 국가대표 알리나 카바예바(39)에 대한 제재를 추진 중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EU 행정부격인 집행위원회는 현재 러시아 최대 언론사인 내셔널 미디어그룹의 회장을 맡고 있는 카바예바를 제재하는 방안을 6차 대러제재안에 포함했다.

제재안이 통과되려면 EU 27개 회원국 정부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한 까닭에 카바예바 개인제재가 시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U 회원국의 대사들은 이날 제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U가 카바예바 제재를 검토하는 건 그가 러시아 중추적 선전기관인 내셔널 미디어그룹의 대표 역할을 하며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고,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자율성이나 지역 통합 등을 폄하하는 데 앞장섰다고 보기 때문이다.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러시아 최대 언론사로 '푸틴의 자금책'으로 알려진 유리 코발추크가 2008년에 창립했으며, 러시아 주요 매체의 지분을 소유한 지주회사이기도 하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과 31살 연하인 카바예바가 연인이라거나 자녀를 두고 있다는 소문을 공식적으로 부인해왔다. 둘의 염문설이 처음 나온 건 푸틴 대통령이 전처와 이혼하기 전인 2008년부터다.

카바예바는 1983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운동선수 출신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5세 때 처음 리듬체조를 시작했고 13세에 러시아 대표로 뽑혔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세계선수권 우승 14회, 유럽 챔피언십 우승 25차례의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카바예바는 은퇴 후 2014년까지 러시아 하원 의원을 지내다가 그해 내셔널 미디어 그룹 회장으로 임명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카바예바는 푸틴 측 인사들과의 관계에 힘입어 재산을 축적할 수 있었으며, 미국 정보 당국은 그를 푸틴이 쌓아놓은 부의 수혜자로 지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