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위해 9조원 유치…테슬라 8.33%↓

입력 2022-05-06 06:39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71억4천만 달러(약 9조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8.33% 폭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와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등 19명의 투자자가 머스크를 돕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부담을 덜게 됐다.

머스크는 465억 달러(약 58조9천억 원)에 달하는 트위터 인수 자금 중 210억 달러(약 26조6천억 원)를 자기자본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의 자산은 2천500억 달러(약 316조 원)에 달해 트위터를 인수할 능력은 충분하지만, 자산 대부분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주식이라는 점이 문제였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선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거나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럴 경우 막대한 세금과 함께 경영권 약화 가능성, 대출한도 등의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WSJ은 투자 유치에 따라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액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분석했다.

19명의 투자자 중 가장 많은 액수를 약속한 사람은 19억 달러(약 2조4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사우디의 알왈리드 왕자다.

알왈리드 왕자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친구 머스크가 트위터의 엄청난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훌륭한 리더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테슬라 이사회의 일원이기도 한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는 10억 달러(약 1조2천665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와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등도 머스크 지원에 나섰다.

바이낸스 설립자인 중국계 캐나다인 창펑자오는 투자 이유에 대해 "머스크의 대의명분에 대한 작은 지원"이라며 "소셜미디어와 웹3를 하나로 묶고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사용과 채택을 확대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투자자를 확보함에 따라 트위터 인수 계약은 연내 마무리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에는 직접 임시 CEO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제 매체 CNBC 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가 트위터 임시 CEO가 되면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 초고속 지하터널 굴착기업 보링컴퍼니에 이어 소셜미디어 경영에도 나서게 된다.

머스크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트위터 재무 예측치를 직접 설명하면서 회사의 변화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 방송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수익성이 낮고 너무 많은 엔지니어가 충분하게 일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재를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회사를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