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상보다 매파적이지 않았던 5월 FOMC가 마무리된 이후, 지수는 상승했습니다만,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들리는데요. 하루만에 미 증시가 크게 출렁였습니다. 현지에서 향후 증시 전망은 어떻게 나오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어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가가 오른 것은 시장이 실수를 범한 것이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관리할 수 있으려면 낮은 주가지수와 높은 장기 금리가 필요하다"는 마크 잔디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말이 맞아들어간 것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과 같이 주요 대형 투자은행은 어제 이후 연준의 움직임이 다소 비둘기적이라는 판단과 경제상황 평가를 뒤집지 않았고, 고용 상황이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갑자기 이렇게 지수를 뒤흔들 정도로 커진 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이런 날이 가장 바쁩니다. 거시 지표의 큰 변동이나 새로운 소식 없이 지수가 크게 움직일 때면, 그동안 확보한 월가 취재원을 총동원해서 이유를 찾아보는데요. 일반 투자자들이 모르는 소식들이 월가 내부에서 발생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말씀드려야 할 것은 하루 사이에 FOMC와 시장을 안심시킨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시장 평가가 바뀐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보통은 블룸버그 메신저라고 해서 여의도 증권가 메신저처럼 브로커들이 이용하는 정보공유 창구가 있는데, 오늘은 여기서도 특별한 이야기들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하락세는 분명합니다. 오늘 시장에서는 1위 기업 애플이 하루만에 5.5% 넘게 급락했고, 아마존은 7.56%, 메타는 6.77% 하락하는 등 주요 기술주들의 주가가 대거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나스닥의 경우 4.99% 하락 마감했죠.
관련해서 현지 IB 쪽에서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야기를 전해드리면요. 이정도 지수 하락은 최근 판매가 많이 됐던 레버리지 ETF가 금리 상승 등 조건에 따라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되면서 연쇄적인 악순환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 역시 아직 확인되지는 않은 증권가의 설입니다.
월가에서는 최근의 장세를 두고 시장이 '샤워장의 바보'를 자처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함께 들립니다. 샤워를 할 때 갑자기 물을 확 틀면 차가운 물이 나오게 되고, 여기에 놀라서 뜨거운 물을 틀면 너무 뜨거워져서 다시 너무 급하게 찬물을 틀어서 결국 얼음물과 열탕만 반복해서 오가는 그런 상황을 말하죠. 보통은 정부가 경제에 너무 급하게 개입을 해서 일어나는 부작용을 꼬집을 때 쓰는데, 최근에는 시장의 투자 심리가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조금의 방향성에도 크게 쏠리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단 겁니다. 어제의 급등도 오버슈팅이었지만 오늘의 하락도 하방 오버슈팅으로 보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동안에는 양적 완화로 시장에 유동성이 있었기 때문에 하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양적 긴축이 곧 시작되는 하반기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합니다. 급등 후 급락이 반복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움직임이 크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다음 주, 투자자들이 눈여겨볼 이슈와 이벤트 종합적으로 말씀해 주시죠.
<기자>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소 비둘기적인 연준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 관리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는 있습니다.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시장이 더 출렁일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다음주인 11일에 나올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 CPI가 중요하겠고요.
내일부터 다시 나올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을 움직일 주요 요소입니다. 내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발언을 시작으로 장중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는데, 특히 장마감 후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또 최근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가 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발언은 다음주까지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