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3차전이 새 국면을 맞은 모습이다.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에 힘을 보탰던 구미현씨가 돌연 임시 주주총회소집 허가 신청을 철회하고 나서면서 이른바 '장남·장녀 연합'에 균열이 생겼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구미현씨는 이날 아워홈 쪽에 내용증명을 보내 "발신인(구미현)은 수신인(구지은 부회장)을 상대로 발신인 명의로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거나 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서 및 답변 서면 등 제반 소송서류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사건에서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고 누구를 지정했는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는 구 전 부회장이 앞서 밝힌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 발표와 대조된다. 그는 새 이사 48명 선임을 목적으로 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난 2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은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가 요청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회사가 거부할 경우 사용하는 방식이다. 상법에 따라 법원은 주주 요건, 주주총회 소집의 필요성 등 을 따져 허가 등 결정을 내린다.
해당 신청서 제출을 대리한 법무법인 세종은 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서 청구인에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 등 2인을 각각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구미현씨가 아워홈에 보낸 내용증명에 따르면 구씨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집허가 신청이 추진된 셈이다.
현재로써는 임시 주총 개최는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청구인 중 한명인 구미현씨가 청구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구지은 부회장이 선임한 21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신임 이사를 선임하려던 구 전 부회장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아워홈 지분 19.28%를 보유하고 있는 장녀 구미현씨는 2017년 경영권을 두고 ‘1차 남매의 난’이 벌어졌을 때 구 전 부회장을 지지했다. 이후 지난해 ‘2차 남매의 난’ 때는 막냇동생인 구지은 부회장편에 섰다. 당시 구본성 전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하차한 운전자를 차로 치는 등의 행위로 물의를 빚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3차 남매의 난은 구미현씨가 다시 구 전 부회장 손을 잡으며 발발했다. 지난 2월 구 전 부회장이 “정상적인 경영과 가족 화목을 위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완전히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는데 여기에 구미현씨가 동참하기로 하면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의 지분을 합하면 58.62%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따라서 이 지분을 전량 확보하면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 박탈은 물론 아워홈의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