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른바 사상 초유의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증시에 뛰어든 '주린이'가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본격적인 하락장을 경험하지 못했던 이들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위주로 매수했지만,
이들 종목마저 유례없는 낙폭으로 초라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보도에 문형민 기자입니다.
<기자>
김석민(가명) 씨는 지난해부터 한국과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일명 '주린이(주식+어린이)'입니다.
[김석민(가명) / 서울 강서구: (현재) 장이 안 좋아서 모두 손실 보고 있어요. 미국 주식은 테슬라, 애플처럼 큰 종목 위주로 매수했는데 이렇게 물릴 줄 모르고…(미국 주식은) 평균 10% 이상 빠진 것 같고요.]
주식 투자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2030 개인투자자들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한국경제TV가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최근 한국·미국 주식 모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초와 비교해 우리 증시는 10% 안팎, S&P500은 13%, 나스닥은 21% 내렸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점차 빨라지고 있는 긴축의 속도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합니다.
[문남중 /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부분들이 있고 또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라는 부분이 올해 달라지는 투자 환경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 코로나19 이전의 투자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 서학개미는 상황의 변화를 의식하지 못한 채 '대형주는 반등한다'는 팬데믹 시대의 투자법을 그대로 반복했습니다.
믿었던 대형주가 예상과 달리 추가로 미끄러지면서 손실은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실제로 국내 시총 상위 5종목은 지난달 평균 5.6%, 올해 초 4개월 동안 15.1%나 하락했습니다.
미국 시총 상위주들은 4월 평균 16%, 연초 대비 18% 넘게 빠지며 더욱 초라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본격적인 하락장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이른바 '주린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