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레미콘 등 건축자재 가격이 최근 줄줄이 오르면서 공사비 인상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오피스텔 등 규제를 한 발 비켜난 상품의 분양가가 꿈틀거리는 가운데, 올 하반기 신규 아파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건설 시공·시행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3.3㎡(평)당 공사비 평균가는 작년 말 대비 4개월 새 10∼15%, 지난해 10월 대비로는 25∼35% 올랐다.
지난 3월 말 발표된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작년 4분기(10∼12월) 건설자재 가격은 1년 전보다 28.5% 오르며 본격적인 인상 조짐을 보였다.
전체 건설자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가격이 급등한 품목 수의 비중은 2020년 말 8.9%에서 올해 초 63.4%로 상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지난해부터 계속된 글로벌 원자재 수급난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가격 상승이 본격화한 영향이다.
특히 철근 골조 가격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철근값은 지난해 t(톤)당 50만∼60만원 선에서 최근 1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부터는 레미콘 단가도 ㎥(입방미터)당 7만1천원에서 8만300원으로 약 13% 인상됐다. 이보다 앞서 레미콘의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도 15% 이상 오른 상태다.
이런 영향으로 오피스텔 건설 공사의 경우 지하 4층∼지상 20층 기준으로 3.3㎡당 평균 공사비가 지난해 480만∼500만원에서 최근 600만∼650만원으로 치솟았다. 몇 년 전만 해도 3.3㎡당 100만원으로 통했던 인테리어 비용 또한 최근 130만∼140만원으로 올랐다.
자잿값 급등에 따른 공사비 인상이 현실화한 만큼 분양가 상승 또한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시 동대문구 신설동 '신설동역자이르네' 오피스텔은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우이신설선이 지나는 신설동역에 인접해 있고 100실 미만(95실)의 공급으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42대 1이라는 비교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단지에서 가장 작은 전용면적 35㎡의 분양가는 5억4천920만∼6억2천150만원에 달한다.
불과 2개월 전 인근에서 분양을 마친 '힐스테이트청량리메트로블' 오피스텔의 최소 면적인 전용 32㎡ 분양가(4억9천950만∼5억4천60만원)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잿값 급등에 토지비와 인건비까지 동시에 오르면서 분양가 규제를 받지 않는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생활형숙박시설 등의 분양 가격부터 먼저 오르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아파트 분양가의 추가 상승도 예상된다.
국토부는 지난 3월 1일자로 공동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를 작년 9월 대비 2.64% 올렸는데 이후로도 자잿값 상승이 이어지자 6월 1일 가격 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건축비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아파트에 적용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매년 3월 1일과 9월 15일을 기준으로 두 차례 정기 고시된다.
그러나 기본형 건축비 고시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주요 자재의 가격이 15% 이상 변동되는 경우 이를 반영해 수시 고시 형태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고강도 철근 가격이 33% 급등하자 같은 해 7월에 기본형 건축비를 추가로 인상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