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다회용기 도입 확산에 나서면서 배달앱 업계의 부담이 우려됩니다.
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선 공감하지만 사업을 확대할수록 추가 비용도 커질 것이란 예상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인 모습입니다.
박승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특별시의 다회용 배달용기 확산 사업에 함께하기로 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위대한상상(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업계.
다음달(5월) 강남구, 관악구, 광진구 등 세 곳에서 다회용기를 도입할 식당 500곳 모집을 시작으로 첫 발을 뗍니다.
지난해(2021년) 10월 시범사업에는 요기요 한 곳만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배달앱 빅3가 모두 참여하고, 지역과 점포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관건은 비용입니다.
다회용기 세척 비용이나 인건비 등을 전부 고려하면 5,000원에서 6,000원 수준의 추가 비용이 든다는 게 업계의 추산입니다.
당장은 서울시 예산 지원이 있다지만 언제까지 지원이 지속될지 불투명한데다, 서울시가 다회용기 사용을 장기적으로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겠단 계획이어서 기업 부담으로 돌아오진 않을지 걱정거리입니다.
[A씨 / 배달업계 관계자 : 그릇을 가져가서 9단계 세척 과정을 거치고 그것을 다시 사장님들에게 되돌려주잖아요. (저희가) 그것에 대한 전반적인 비용을 최소화하고 또 최소화해서…]
무엇보다 앱에 관련 기능을 추가해야 하고, 소비자 유인을 위한 프로모션에, 광고 공간을 다회용기 홍보를 위해 내줘야 하는 등 적잖은 부담이 예상됩니다.
내부 자산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사업을 확대할수록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음식점주들이나 소비자들의 호응도 미지수입니다.
[B씨 / 배달업계 관계자 : 식당입장에서는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비용이 들건데, (세척)업체를 이용하는 비용에 대한 비교도 필요할거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돈을 더 내고서라도 다회용기로 받아볼게요'인 건지에 대한 부분도 아직…]
이같은 우려에 서울시는 올해 다회용 배달 용기로 음식을 주문해도 요금을 더 받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려는 선한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물리는 건 무리라고 판단한 건데, 다만 건당 얼마만큼의 비용이 더 들지는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정미선 / 서울특별시 자원순환과장 : 회수 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등 여러가지 기업 운영 노하우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회당 얼마라고 단정지어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비용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배달앱 외에도 식당과 소비자, 배달대행업체 등으로 시장 관계자가 분업화 된 상황에서 일방적인 책임 지우기는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 객관적으로 실제 다회용기를 수거, 회수, 세척, 재이용하는 과정에서 얼마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는지 정부 차원에서 심도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다회용기 확대로 사회적으로 폐기물 처리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정부 보조도 가능하지만, 막대한 재정 지원이 들어갈 수 있어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