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가 자금난에 몰리면서 채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4개월이 지난 올해 벌써 12조원 넘게 발행하고 있는데 이자비용이 폭증하는 등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산업부 정원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정 기자, 먼저 한전 채권 발행이 어느 정도 많다는건가요?
<기자> 한국전력에서 지난 4월 21일 기준으로 집계한 올해 채권 발행액이 12조1천억원입니다. (장기 8조9천억원, 단기 3조2천억원)
지난해 연간 발행액이 11조7,700억원이었거든요. 올해가 이제 4개월 지났는데 작년 전체 발행액을 넘어섰습니다.
한전은 이번주 화요일에도 3,200억원 가량 채권을 발행했고요. 오늘(28일) 또 5천억원을 발행했습니다.
이번주 8,200억 발행한건데 이것까지 더하면 올해 벌써 발행량이 13조원에 육박한 것입니다.
<앵커> 이미 그렇게 많이 발행이 됐는데 오늘도 또 발행한다. 채권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인데 그만큼 자금난이 심각한 것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전은 지난해 5조8,600억원, 거의 6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습니다.
한전은 자회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사서 판매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요, 전력을 구입하는 비용이 높아졌지만 전기료는 올리지 못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올해 들어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 상승이 더 가팔랐기 때문에 1분기에는 지난해 연간 적자 수준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요. 단순 계산해서 올해 연간으로도 20~30조원 적자 얘기가 나옵니다.
그렇다고 전기를 공급하지 않을 수도 없고,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채권으로 조달을 하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채권 발행이 많아지면서 부작용이 예상된다고요?
<기자> 일단 채권 발행이 많아지면 그만큼 이자를 많이 지불하게 되겠죠. 작년에 한전 금융손익이 1조8천억원대 손실이었습니다.
이자보상배율 등을 통해서 이자비용을 역산해보니 2조5천억원 정도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것으로 나옵니다.
올해는 금리가 올랐죠. 그래서 더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한전이 발행한 채권 금리를 보면 물론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지난 2월만해도 2%대였는데 이번주 화요일 발행 금리를 보면 3%대 후반까지도 나왔습니다.
금리는 오르고 발행량은 역대급이고, 결국 작년 이자비용 2조5천억원을 넘어서 역대급 이자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채권시장 관계자들을 복수로 취재해봤는데요. 공통적으로 한전 채권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직접 채권시장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녹취 음성변조) : 한전 채권 발행량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에 인기가 없는 것은 맞고요. 매력이 떨어지다보니 금리 수준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면 한전은 이자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앵커> 한전의 자금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채권시장 얘기가 아닐까합니다. 근데 이렇다보면 전기요금 인상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겠습니다. 오늘 인수위에서도 전기요금에 대해 언급했죠?
<기자> 이번 취재과정에서 한전 측은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 또는 정부출자 두가지 방법 밖에 없다고 답을 했는데요.
인수위가 오늘 에너지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방향을 발표했습니다. “전기 가격은 원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분명히 했고요. 한국전력 적자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이미 정부가 전기요금의 핵심인 연료비 조정단가를 1, 2분기 동결했기 때문에 당연히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요금 인상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곧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또 현재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는 연간 올릴 수 있는 Kwh당 5원으로 캡이 씌워져 있어서 아무리 요금을 올려도 올해 한전이 적자를 면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 인수위 발표로 한전 주가는 장 후반 8%대 급상승하며 마감했는데요. 이런 제약 사항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앵커> 네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는 어떻게 잡았습니까.
<기자> 유튜브 제목은 '전기료 올려도 한전은 역대급 적자' 해시태그는 '#한전 채권 물량 폭탄', '#전기료 인상 가능할까'로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