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와 RBD 팜올레인만 수출을 중단하겠다던 인도네시아 정부가 종전 방침과 달리 28일 0시부터 팜유원유(CPO)와 RBD 팜유까지 모두 수출을 중단, 국제시장에 적잖은 충격파가 우려된다.
이날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무역부는 전날 밤 식용유 등 수출 중단에 관한 공식 규제령을 발표하면서 팜유원유, RBD 팜유, RBD 팜올레인, 사용한 식용유(used cooking oil·UCO)의 수출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팜 열매를 압착해서 짜낸 팜유 원유를 정제·표백·탈취(RBD)하면 RBD팜유가 되고, 분획 공정을 거치면 고체 부분인 팜스테아린과 액체 부분인 팜올레인으로 분리된다.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 장관은 26일 식용유와 원료물질인 RBD 팜올레인만 인도네시아 모든 지역 식용유 가격이 리터(L)당 1만4천 루피아(1천230원)에 도달할 때까지 수출을 금지한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뒤집었다.
무역부의 팜유 원유를 포함한 대다수 팜유제품 수출 금지 발표가 나온 뒤 아이를랑가 장관은 "시민들의 반응을 반영한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짧은 메시지를 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 또한 성명을 통해 "국민의 기본적 욕구 충족이 최우선 순위"이라며 "팜유 수출 중단이 팜유 농가 생산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식용유의 내수시장 공급이 풍부해질 때까지 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발표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이어 인도네시아가 생산하는 식용유 원료는 내수시장 수요보다 훨씬 많다며 "국내 수요가 충족되면 당연히 수출금지를 해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국가가 세금, 외환이 필요하고 무역수지 흑자를 원한다는 점을 덧붙였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대부분 팜유 제품 수출을 중단함에 따라 국제 식용유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공급량이 전 세계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팜유 업자들은 계속 생산되는 팜올레인 등의 저장고가 한정돼 있고, 수출 중단이 계속되면 무역수지에 미칠 타격이 크기에 이번 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물가상승에 흔들리는 '민심'을 잡기 위해 식용유 등 수출 금지 조치를 결정했다.
볶거나 튀긴 음식을 선호하는 인도네시아에서 식용유 가격은 민심과 직결되는 품목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