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온라인수업 때문에"…휴대폰 훔친 인니 아빠 '눈물'

입력 2022-04-27 19:16


인도네시아에서 휴대전화를 훔친 절도범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받고, 심지어 검찰로부터 휴대전화를 선물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27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발리섬 바둥지역 검찰은 휴대전화 절도 피의자 아비 아크마드(38)를 선처하기로 했다며 전날 사건을 언론에 공개했다.

양계장 근로자인 아비는 작년 11월 30일 바둥군의 음식 노점에 들렀다가 주인 무함마드 페리 쿠수마(28)의 300만 루피아(26만원) 상당 휴대전화를 훔쳐 주머니에 넣고 달아났다.

경찰은 추적 끝에 올해 2월 아비를 절도 혐의로 체포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아비는 절도죄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 5년 이하 징역형을 받게 되지만, 피해자인 무함마드가 그의 사연을 듣고 용서하기로 했다.

아비는 "고등학생인 아들이 온라인 교육을 받기 위해 휴대전화가 필요한데 사줄 돈이 없어서 그랬다"며 고개를 떨궜다.

무함마드와 아내는 피해 배상을 받지 않고, 용서해주기로 했다.

이에 아비는 이들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표했다.

게다가 임란 유수프 바둥검찰 지청장은 아들에게 주라며 아비에게 새 휴대전화를 선물했다.

임란 지청장은 "이번 사건이 평화롭게 해결되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런 결론이야말로 바람직하다. 피의자가 다시는 이런 행동을 반복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 2년간 온라인 교육이 널리 시행됐다.

하지만, 컴퓨터는커녕 휴대전화조차 없는 학생이 많고, 모바일 데이터를 사거나, 인터넷 이용 요금을 낼 돈이 없는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인도네시아 교육부에 따르면 5∼14세 학생 가운데 54%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24%만 컴퓨터를 갖고 있다.

(사진=트리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