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의과대 교수들의 창업 열풍과 벤처캐피탈의 투자 흐름에 대해 연속 기획(① 서울·아산·성모 등 '빅5'만 100여 곳…창업 금기의 틀 깨는 의과대학, ② 대학병원 교수들 "창업 앞으로"...벤처캐피탈 '뭉칫돈' 투자, ③ A기업이 불 지핀 창업 열풍..임상 인프라도 한 몫)으로 집중 조명해 본다.
▶ 시리즈B 투자부터 예비 유니콘 등장 '속속'
의과대 교수들이 바이오와 헬스케어 벤처 창업 열기가 뜨겁자, 벤처캐피탈업계도 시리즈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기업가치가 1천억원을 넘는 ‘예비 유니콘’까지 속속 등장하면서 대형 벤처캐피탈들은 물론 제약사들도 뭉칫돈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국내 위암 로봇수술 권위자인 형우진 세브란스병원 소화기외과 교수가 창업한 수술 인공지능(AI) 플랫폼업체인 휴톰도 지난 1월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에 성공하며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천억원) 반열에 올라섰다.
휴톰의 시리즈B 투자에는 IMM인베스트를 비롯해, 퀀텀벤처, 나우IB,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덕명 휴톰 부사장은 “올 연말께 시리즈C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는 물론 전략적 투자자(SI)로 해외기업 투자 유치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제약사 등도 'SI 투자' 나서
바이젠셀에 투자한 보령(구 보령제약)과 같이 의과대 교수들이 창업한 벤처에 전략적 투자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학종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가 창업한 아이엠지티는 지난해 12월 152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마무리했다.
약물전달시스템 플랫폼기술 연구개발업체인 아이엠지티의 시리즈C 투자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산은캐피탈, 리코자산운용, 휴온스글로벌 등 다수의 FI 및 SI가 참여했다.
박주철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구강조직발생학교실 교수가 창업한 하이센스바이오는 현재 프리 IPO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치아 재생 기술 개발업체인 하이센스바이오는 올해 약 250억원~300억원 규모의 프리 IPO를 마무리한 후 내년 상반기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지난해 시리즈C 투자에 한국투자파트너스를 비롯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220억원을 투자하며 의료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재욱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안과 교수가 창업한 아이바이오코리아 역시 벤처캐피탈에서 주목받고 있는 곳 가운데 하나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안구건조증, 갑상선 안질환 등 안과 질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아이바이오코리아는 임상1상에 진입하면서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지난해 시리즈A를 통해 총 8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엘엔로보틱스도 올 하반기 시리즈B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최재순 서울아산병원 의공학과 교수가 창업한 엘엔로보틱스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스틱벤처스, 한화투자증권 등 대형 벤처캐피탈과 증권사가 시리즈A부터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최재순 엘엔로보틱스 대표는 “올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승인(IND)가 완료될 경우 임상 재원 확보를 위해 시리즈B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벤처캐피탈업계, "생태계 커진다" 긍정적 반응
대학병원 교수들이 창업이 쇄도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벤처캐피탈업계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환자의 치료제 처방과 임상시험을 직접 수행하면서 병원과 학교간의 릴레이션쉽(relationship)이 많다는 점에서 일반 교내 창업보다는 현장 비즈니스 개발이 한층 높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고위 관계자는 “대학병원의 경우 글로벌 제약사들의 도입 신약 테스트에 대한 환경이 우수하고, 의과대 교수들이 글로벌 학회에서 학술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 등도 장점”이라고 밝혔다.
스틱벤처스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 교내 창업이 이뤄지고 있고, (보수적인) 의과대 교수들의 창업이 많아지는 것은 벤처생태계가 커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