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문재인의 5년'이라는 제목으로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 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지금 우리의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3월말까지 국방부 나가라, 방 빼라', '우리는 5월 10일 부터 업무 시작하겠다' 이런 식의 일 추진이 저는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전이 필요하다면 어디가 적당한 곳일지 충분히 논의하고, 국방부와 합참 등이 안정적으로 이전하도록 계획을 세우게 한 후에 계획에 따라 이전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런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류의 결정과 일처리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새 정부가 의지를 갖고 마치 뭐 '1호 국정과제'처럼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 권력이 크게 갈등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적어도 국정의 안보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집무실 이전은 문 대통령도 공약했는데,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안하나'라는 물음에는 "아니다. 저는 (이전을 하지 않은 것이) 결정을 잘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그 공약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조차 대통령이 어딨는지 알지 못했다는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며 "저는 (코로나 이전) 젊은이들과 식사하거나 호프(타임)을 갖는 등 활발하게 현장을 다녀 구중궁궐 청와대 이미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야당이 청와대를 향해) 구중궁궐 자기들이 했던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프레임으로 덮어씌운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청와대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을 두고도 "그게 청와대와 무슨 상관인가, 청와대라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해 소통을 못하게 된다는 건가"라며 "납득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기자회견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는 최대한의 소통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설령 (소통을) 못하면 제가 못한 것이지, 청와대(라는 공간)와 무슨 상관인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