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차대전 위험 심각…핵전쟁 위험 실재"

입력 2022-04-26 08:20


러시아 외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서방을 향해 수위높은 경고성 발언을 쏟아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미국 최고위 인사들의 전날 우크라이나 방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채널1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며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을 겨냥해 "이런 위험을 인위적으로 부풀리려는 세력이 많아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이 '3차 세계대전'의 위험에 대해서도 "위험이 실재한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올해 1월 5개 핵보유국이 핵전쟁을 용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면서 "그 원칙이 우리의 기본 입장이다. 우리는 그 원칙을 기준점으로 행동한다. 러시아는 핵전쟁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애초 예상한 것과 다른 고전을 거듭하자 핵무기를 공공연히 거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 기간에 자국의 핵태세를 전격 강화했으며 20일 핵탄두 10여개를 탑재하고 지구 어디라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를 전격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는 러시아가 전세를 바꾸려고 우크라이나에서 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소형 핵폭탄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당연히 모든 것은 협정에 사인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며 "하지만 협정의 내용은 그 협정서가 체결되는 그 순간의 전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려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장악해 우크라이나의 흑해 진출로를 차단하기 위한 2단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서방은 이를 저지하려고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과 관련해 "사실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수 작전'을 수행 중인 러시아군에 이런 무기는 정당한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전쟁을 '특수 군사 작전'으로 부른다.

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 않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젤렌스키의 연기자 이력을 언급하며 "그는 협상하는 척만 한다. 그의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면 모순이 수두룩하다. 매우 훌륭한 연기자"라고 비꼬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