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과 증권상품을 대거 사들이고 있지만 대부분 종목에서 손실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은 지난 22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6조3천295억원, 4조4천7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여기에 상장지수펀드(ETF) 등 상장지수상품(ETP) 매매 금액까지 합치면 올해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한 규모는 24조3천3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상장지수상품을 포함해 10조8천30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강한 매수세를 보이는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2일 기준 66.23%로 작년 말보다 11.21%포인트 높아졌다.
개인의 코스닥시장 거래 비중도 같은 기간 1.70%포인트 높아져 84.25%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을 지속해서 팔고 있는 외국인의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 비중은 각각 18.40%, 10.77%로 떨어졌다. 이는 작년 말과 비교해 각각 1.29%포인트, 1.79%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종목들이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이 올해 10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14.43% 하락했다. 다음으로 개인이 올해 각각 1조7천억여원어치, 1조4천억여원어치를 순매수한 네이버(NAVER)와 카카오 주가도 각각 20.74%, 18.22% 떨어졌다.
개인이 1조원어치를 순매수한 현대차 주가 역시 13.88% 하락했다. 순매수 상위 10위에 오른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말 대비 반 토막 수준으로 급락했다.
작년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우리나라 주식 소유자는 처음 1천만명대에 진입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상장 주식 소유자는 작년 말 기준 1천384만명으로 1년 전보다 465만명(50.6%) 급증했다.
이 중 개인 소유자가 1천374만명으로 전체의 99.2%를 차지했고 나이별로는 40대가 317만명(23.0%)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주식 매수 몰이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가 최고 10%에 육박한 상황에서 시장 약세 전망이 우세해 반대 매매나 주가 하락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거시 환경이 증시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성장 둔화와 물가 급등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고 각국 통화정책과 유동성 환경 변화가 부담으로 작용해 코스피가 단기 바닥권에서 횡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때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고 시장을 떠났다"며 "약세장에선 위험한 빚 투자나 묻지마 투자를 자제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