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이 연초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내린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장내 매수한 삼성전자 임원은 모두 21명이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 5만2천353주, 우선주 2천주 등 총 5만4천353주다. 금액으로는 38억687만원어치다.
먼저 한종희 부회장은 결제일 기준으로 지난달 1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주당 6만9천900원에 총 6억9천900만원어치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한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5천주에서 1만5천주로 늘었다.
같은 날 노태문 사장도 삼성전자 보통주 8천주를 주당 6만9천800원에 장내 매수했다. 또 박학규 사장은 주당 6만9천800원에 1천주를, 주당 6만9천900원에 5천주를 각각 사들였다.
노 사장과 박 사장이 사들인 자사주는 금액으로 각각 5억5천840만원, 4억1천930만원 규모다.
김수목 사장은 3월 23일부터 4월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총 8천주를 주당 최저 6만8천100원, 최고 7만400원에 분할매수했다. 이는 총 5억5천715만원어치다.
연초 이후 임원들의 자사주 취득 단가는 최저 주당 6만7천700원(김한조 사외이사·4월 13일 1천480주)부터 최고 7만8천700원(권영재 상무·1월 4일 209주)에 이른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 3월부터 임원들의 매수가 활발해진 점도 눈에 띈다. 올해 자사주를 산 21명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3월 또는 4월에 매수했다.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등에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7만8천300원에서 지난 22일 6만7천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14.43% 하락했다. 특히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도 실적 발표 후 이달 중순에는 주가가 6만6천원대까지 떨어지며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회사 경영 상황을 잘 아는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주가 하락기에 임원들이 자사주를 잇달아 사들이면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주가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그간 악재를 충분히 소화했고 실적이 좋은 만큼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했다"며 "D램 가격 하락 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며, 2분기까지 낸드 업황은 호조세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져 올해 영업이익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며 "주가 상승 여력은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좋으면 확률상 한 달 뒤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크로 우려로 상승 탄력이 강할 것이라 보긴 어렵지만, 여전히 견조한 실적과 낮은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현 주가 수준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여력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