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최고 단계인 1급에서 홍역, 수두와 같은 2급으로 낮추고, 방역·의료체계의 '일상회복'을 본격화한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25일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2급으로 하향 조정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5일 '질병관리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21일까지 개정안과 관련한 의견을 모았다. 질병청은 고시 개정에 대해 코로나19의 유행 양상이 변화함에 따라, 이에 맞춰 감염병 관리를 하기위해 등급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앞서 15일 브리핑에서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위험도는 낮아진 반면 소규모의 유행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고려하면 더 일상적인 대응체계로 방역과 의료대응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 분류되면 1급일 때 적용되던 확진 시 7일간의 격리의무와 의료기관의 환자 즉시 신고 의무가 없어진다. 확진자는 개인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일반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독감 환자처럼 원할 때 동네 병·의원에 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의무적으로 격리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비·유급휴가비·치료비 정부 지원은 원칙적으로 종료된다.
다만 정부는 의료현장에서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25일부터 4주간을 '이행기'로 정하고, 확진자 7일 격리 의무와 현행 관리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코로나19 진단·검사체계는 지금처럼 유지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중대본 회의에서 감염병 등급 조정에 대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격리 의무가 곧바로 없어지지는 않으므로 당장 느끼는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4주 뒤인 내달 23일께 '안착기'를 선언하고, 실제 2급 감염병에 준하는 방역·의료체계 전환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내달 말에는 확진자 격리의무 등이 사라지고 모든 병원에서 진단과 검사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착기 전환 시점은 잠정적이어서 코로나19 유행 상황과 변이 출현 여부 등에 따라 예정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다음달 말 확진자 격리의무 해제 결정을 두고 "상당히 성급한 접근"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만큼, 다음달 10일 새 정부 출범 이후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는 20일 브리핑에서 "차기 정부는 충분한 검토를 거쳐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격리 의무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인수위의 이런 입장에 대해 "(이행기를) 4주라고 못 박지 않았다"며 "상황을 파악한 다음 격리의무 해제 여부들을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신종 변이의 출현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인 XL, XE, XM 변이 감염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정부는 강력한 변이가 발생한다면 3T(검사·추적·격리·치료)와 사회적 거리두기 재도입까지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번 주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대한 논의도 시작한다.
현재는 ▲ 실내 전체 ▲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 되는 경우 ▲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정부는 내달 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인수위는 이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 대변인은 "마스크 착용은 모든 감염병 예방 관리의 기본 수칙이자 최종 방어선"이라며 "국민께서 잘 지키고 있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정부가 섣불리 방역 해제하지 않도록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