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혁신의료기기 기업들의 기술력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수준입니다.
그러나 국내 시장의 한계에 지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 될 수준이라는데요.
김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안전하고 효과가 큰 첨단 의료기기를 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생긴 '혁신의료기기 지원법'.
지난 2020년 7월, 국내 1호 혁신의료기기가 나왔고 현재까지 총 18개가 지정됐지만 막상 이를 만든 기업들은 울상입니다.
3년차로 접어든 지금까지도 수가 적용이 제대로 안되섭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원이 혁신의료기기를 사용했을 때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기 어려워, 별도로 사용 예산을 만들어야 합니다.
혁신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정작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신명진 / 휴런 CEO : (병원에서) 이익을 나눠줘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국내시장은 보험코드를 못받았기 때문에 구독 형태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유의미한 매출을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내 의료 AI 업체 다수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FDA 인증, 유럽 CE 인증을 준비하고 있고 선도기업같은 경우 국내보다 해외시장 매출이 더 많습니다.]
루닛의 혁신의료기기인 진단 AI 소프트웨어 '루닛인사이트' 2종의 작년 매출입니다.
해외는 22억 2천만원을 넘겼지만 국내는 6억 2천만원대에 그치며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습니다.
국민 건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혁신 의료기기의 혜택을 오히려 해외 환자만 누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박선영 / 루닛 사업전략실장 : 해외에서는 혁신의료기술을 많이 사용하면서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는데 오히려 국내 급여 인정이 안된다면 국민들이 혁신의료기술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열심히 키운 이 산업이 사장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결국 존속을 고민하는 업체가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지만, 혁신의료기기의 수가 편입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