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돈바스 공격 개시…젤렌스키 "결사 항전"

입력 2022-04-19 08:1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오후 동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러시아군이 오랫동안 준비한 돈바스 전투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러시아군 전력 중 상당 부분이 이 전투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1단계 작전'을 마무리하고 돈바스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지 24일 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얼마나 많은 러시아군이 그곳에 몰아닥치더라도 우리는 싸울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지킬 것이다.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군이 엄청난 장비와 함께 루한스크주 크레미나시에 진입, 시가전이 시작됐다며 "크레미나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고 전했다.

또 루한스크주 내 졸로테시에서 포격으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으며, 루비즈네시에서는 건물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도 이날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산업 중심지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독립세력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이후 이곳에서 자칭 '공화국'을 수립했다.

이후 돈바스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군과 친러 반군 세력의 교전이 이어졌다.

러시아는 2월 돈바스 지역에서 수립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한 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시작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에서 지상군 진격이 정체되자 러시아는 전쟁 개시 약 1개월만인 지난달 25일 "'1단계 작전'은 대부분 이행했다"며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러시아군은 키이우 등지에서 군대를 철수한 뒤 동부 지역 지상군을 재편성하고 보강하는 등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준비에 들어간 상태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지역에서도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러시아 전투부대의 수가 65개에서 76개로 늘었다고 AP에 말했다.

AP통신은 미 국방부가 전쟁 초기 러시아 전투 부대당 700∼800명의 병사로 구성된다고 밝힌 것을 근거로 러시아 병력의 수가 5만∼6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을 완전히 장악하면 돈바스 지역에서 12개 대대전술단을 추가로 동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