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호영 의혹 해소 안돼"…한동훈 보이콧 가능성

입력 2022-04-17 21:00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의 경북대 의대 편입학·병역 관련 의혹을 직접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증의 고삐를 더 단단히 죄겠다고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으로는 무더기로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를 더 끌어올리면서 '내로남불' 프레임을 계속 가동할 태세를 보였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내로남불' 프레임을 통한 역공을 꾀하면서 '청문회 보이콧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는 등 인사청문회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정 후보자가 자신과 자녀를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성실하게 규명하기보다 사태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대변인인 신현영 의원은 정 후보자 기자회견 후 국회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핵심 논점에서 벗어난 자기 합리화, 입증 책임을 국민과 국회, 언론으로 돌리는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국민적 의혹의 핵심은 '게임의 룰'을 누가 만들었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적용했느냐는 것"이라면서 "본인 스스로의 정확한 해명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국민의 의혹 제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 고위직이던 2017년, 2018년에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고 딸이 아버지 지인들이 심사를 맡은 특정 고사실에서 구술평가 만점을 받은 사실만으로도 국민 눈높이와 어긋나는 지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후보자가 이날 회견에서 주변 교수들에게 자녀 편입학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지만 좁은 교수사회에서 같은 대학병원 최고위직 인사 자녀의 지원 사실을 과연 몰랐겠느냐는 지적도 당장 나왔다.

신 의원은 지방 국립대 중에서도 유독 높은 경북대 의대의 높은 자교 출신 전임교원 비율(80)을 지적하며 "이러한 학내 분위기 속에서 편입 전형 평가위원 가운데 경북대 의대 출신으로 전형 당시 병원 부원장이었던 정 후보자와 인연이 없는 면접관이 드물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 측이 딸·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 직전 봉사활동을 실제로 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는데 대해서도 의심 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 후보자가 이날 교육부 조사와 국회 지정 의료기관을 통한 아들의 검사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시간 끌기'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 후보자에게 해명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조속히 내놓으라고 압박하면서 검증의 날을 더 벼릴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조국 사태로 홍역을 치르던 당시 쏟아진 '내로남불' 프레임을 무기로 내세워 정 후보자와 나아가서는 윤 당선인을 겨냥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와 '40년 지기'이며 조국 전 장관 사건을 지휘하며 쌓아 올린 '공정과 상식' 브랜드를 토대로 집권했다는 점에서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공정과 상식의 인사라는 국민적 요구보다 '40년 지기'를 택하겠다는 삐뚤어진 우정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윤석열의 사람 쓰는 법, 잘 배웠다"면서 윤 당선인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정 후보자가 사퇴설을 일축하며 '정면돌파'를 택한 데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쁠 것이 없다는 기류도 보인다.

2030 세대가 특히 민감해하며 조국 사태 이후 사회적으로도 휘발성이 커진 공정 이슈에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은 '낙마 1순위'로 꼽아온 한 후보자에 대해서도 청문회 보이콧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전세금 내로남불' 논란과 장녀의 과거 삼성전자 주식 보유 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따져보겠다고 벼르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