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임기를 1년 4개월여 남기고 공단에 사의를 밝혔다.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위 정부 기관장이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최근 보건복지부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사표가 수리되면 이르면 다음 주 전북 전주시에 있는 공단 본부에서 퇴임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내부에서도 김 이사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공단 안팎에서는 차기 정부가 연금개혁을 공약했고, 새 인물을 통해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용퇴를 걸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 직속으로 '공적 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임기 내에 연금개혁 청사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 이사장이 사퇴하면 현 정부가 임명한 주요 기관장 중 정권교체가 결정된 후 자리에서 물러난 첫 사례가 된다.
다만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이사장이 사퇴를 결정한 것은 예상보다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 이사장은 2020년 8월 31일 공단 이사장에 취임했고 임기는 내년 8월 30일까지 1년 4개월이 남은 상태다.
김 이사장은 1961년생으로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역임,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경기 이천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직접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을 통한 연금 개혁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윤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합의한 안철수 인수위원장도 연금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고, 대선캠프에도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등 전문가가 포진했던 만큼 국민연금공단에 상당한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재 새 정부 인사로는 연금 전문가로서 윤 당선인의 복지 정책에 관여했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인수위에 합류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공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천하고 복지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재가하는 과정을 거쳐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