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대체거래소 설립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대체거래소가 세워지면 우리 시장과 투자자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지, 증권부 문형민 기자와 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우리나라에 왜 대체거래소가 필요한거죠? 지금 한국거래소 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닌가요?
<기자>
만약 새로운 거래소가 설립되면, 독점체제가 깨지고 경쟁을 통해 자본시장의 선진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더해서 최근 투자자들의 매매 서비스 요구는 날로 다변화되고 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투자자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거래소가 필요한 겁니다.
<앵커>
문 기자,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처럼 거래소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닙니까?
<기자>
쉽게 말하면 증시 선진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단일거래소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증시 선진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미국의 대체거래소는 54곳,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만 225곳, 일본도 두 곳의 대체거래소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만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인 것이지 다른 증시 선진국들을 이미 복수거래소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외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생각보다 많네요.
미국은 50여개, 유럽은 200여개인데, 대체거래소에서 주식 매매가 실제로도 활발한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만 해도 전체 주식 거래에서 대체거래소를 통해 거래하는 비율이 40%, 유럽의 경우 30%에 이릅니다.
투자자들은 정규거래소보다 빠른 주문 및 체결 속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거래수수료율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체거래소를 찾는데요.
이 가운데 거래 금액이 큰 기관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크풀’ 때문에 대체거래소를 이용합니다.
<앵커>
다크풀이요? 생소한 단어인데요,
<기자>
네, 다크풀은 익명거래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대체거래소는 ‘리트풀’이라고 하는 공개주문시장과 ‘다크풀’이라고 하는 익명거래시장으로 운영되는데요.
정규거래소에서는 불가능한 이 익명거래가 대체거래소 다크풀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대량주문을 익명으로 원하는 기관, 외국인 등이 몰리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서 살펴본 리포트에서 우리나라는 두 곳 정도가 대체거래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우리나라의 대체거래소도 이러한 기능이 포함되는 건가요?
<기자>
국내에 설치되는 대체거래소가 어떤 기능을 갖는지는 다음 달 금융당국이 발표할 예정인 관련 가이드라인에 따라 구체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에서는 ‘다크풀’ 기능이 해외 대체거래소 대부분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대체거래소 또한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고요.
또 증권사의 주문 서버를 거래소 IT센터 안에 설치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기능도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케이션을 활용하면, 거래 지연 등이 줄어 거래 속도가 빨라지고 또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등이 가능합니다.
<앵커>
대체거래소에서 다크풀, 코로케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매매할 수 있겠네요.
그러면 투자자들은 언제 이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이르면 2년 뒤인 2024년에는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금융투자협회와 주요 증권사가 모인 ‘ATS설립위원회’와 서울거래비상장을 운영하고 있는 ‘피에스엑스(PSX)'가 대체거래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르면 2024년 상반기에는 'ATS설립위원회‘가 설립한 대체거래소를 통해 주식 매매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피에스엑스’는 디지털 혁신 벤처기업에 특화된 대체거래소를 설립하겠다고 나섰는데요.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의 인터뷰로 확인하시죠.
[김세영 / 피에스엑스 대표: 디지털 혁신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특화된 자본시장과 다양한 거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대체거래소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케이션이라든지 다크풀 기술이라든지 이런 기술을 도입했을 때 요즘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다양한 수요를 더 잘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거래를 다변화하고 주문을 다변화하고 그리고 거래 시간대를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 대체거래소가 생긴다는 것은 굉장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거래소가 혼자서 차지하고 있던 시장 파이를 이제는 나눠가져야 하는 건데요.
금융투자업계"는 “대체거래소로 한국거래소의 주식 거래 수수료 수입이 최소 5.4%에서 최대 29%가 유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벌어들인 시장수수료 수입은 6,578억 원인데, 최대 1,907억원이 대체거래소로 빠져나갈 것으로 본 겁니다.
한국거래소 전체 영업수익에 10%에 달하는 금액이기 때문에 거래소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한국거래소도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은데요. 거래소는 현재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기자>
거래소도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지 않고 나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매매시스템 안정성 유지와 효율적 시장 감독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거래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1년 이후 주문체계의 변경이 없었는데요.
취재결과, 거래소는 다크풀, 코로케이션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수해온 부정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도입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독주 체제를 유지하던 거래소도 바쁜 모습이네요.
이제 복수거래소체제가 되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이익이 있는 건가요?
<기자>
대체거래소라는 ‘메기’가 등장하면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투자자들은 개선된 매매 환경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경우, 대체거래소가 정규거래소와 비교해 주문 체결 속도는 약 20배, 거래수수료율은 절반 가까이 저렴합니다.
국내에서도 거래소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속될 경우, 특히 거래비용이 최대 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업계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한국거래소의 주식 매매 수수료율은 0.0027%인데요.
예를 들어 5천만원을 가지고 하루 약 30회, 연간 1만회의 매매를 한 경우, 총거래금액은 5천억원, 이때 거래소에 지불하는 수수료만 1,350만원에 달합니다.
이 수수료의 절반만 줄인다고 해도 675만원을 아끼는 셈인 거죠.
또 증권업계는 대체거래소에 24시간 트레이딩 시스템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정규 거래시간이 아닌 야간에도 주식 매매가 가능하다면, 투자자들은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 상황을 반영해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앵커>
문 기자, 마지막으로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 어떻게 정할건가요?
<기자>
제목은 <주문속도 올리고·거래비용 내리고…대체거래소 급물살>,
해시태그는 #메기등장 #독점체제안녕 #좋아지는매매환경 으로 하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