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밤 사이 가장 큰 이벤트, 미국의 3월 CPI 결과가 나왔죠? 발표 이후 시장 변화와 함께 현지 반응 종합적으로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 CPI 데이터가 나온 직후에는 3대 지수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는 점을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물론 40년 만에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이라는 말이 따라붙기는 했지만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3월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은 월가가 미리 예상하던 바였고,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수치인 근원 CPI 증가율이 예상보다 낮게 나와서 전월 대비 기준 6개월만에 0.5% 아래로 떨어진 점은 시장에 '인플레이션 정점론'을 다시 등장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하면 현지시간 오전 10시 이후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한 3대 지수를 단순하게 인플레이션 공포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겠습니다. 주식 시장과 달리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CPI 발표 이후 만들어진 하락폭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겠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시장에 인플레 이외에 어떤 요인들이 오늘 투자심리를 자극했느냐 하는 점을 살펴봐야겠죠. 주목해볼 것 중에 하나는 지정학적 위기가 생각보다 길고, 또 확대될 수 있다는 공포감입니다.
현지 시간 오전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이 '데드 엔드',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언급한 것이 전해졌고 오후에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가입이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러시아가 비인도적인 민간인 학살과 화학무기 사용에 나섰다고 알려진 데 대한 반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푸틴은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침략 작전을 계속 수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이 확인했고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 우려는 가장 빠르게는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인플레이션 문제로 되돌아올 수 있습니다. 오늘 유가 역시 급격히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 WTI는 전날보다 6% 넘게 오르면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습니다.
<앵커>
미국 시간으로 13일부터 금융기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하는데, 현지에서는 이번 분기 실적을 전반적으로 어떻게 예상하고 있습니까?
<기자>
팩트셋이 전망한 올해 1분기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성장률은 -0.7%인데요. 현지시간으로 내일부터 본격적인 어닝 시즌을 앞두고 아직 그동안의 전망을 수정할 만큼의 모습이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내놓고도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현상은 관측됩니다.
오늘 앨버트슨이 이런 모습을 보였는데요. 티커종목명 ACI인 앨버트슨은 미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유통업체입니다. 월마트, 크로거와 경쟁관계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오늘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매출은 173억8천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0.75달러로 집계됐거든요. 올해 전체 주당순이익 전망도 시장 컨센서스 범위 내에 있었는데도 주가는 7% 넘게 하락했습니다.
내일은 JP모간을 비롯해 주요 금융주들의 실적이 발표되는 날인데요. 금융주들의 경우에는 주가 측면에서도, 또 실적 그 자체를 살펴볼 때도 비용 상승이 얼마나 일어났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