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가 부패한 국가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IMF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가 부패한 국가나 엄격한 자본통제를 받는 나라에서 더 많이 거래되고 있다"면서 "가상화폐를 이용한 각종 사이버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IMF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상화폐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탈세, 테러 자금 조달 등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부패한 국가나 자본통제가 심한 나라일수록 범죄율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미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이 이미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해 디지털 자산 신원 인증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각국 당국이 적절한 규제 조치를 마련해야 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이 2조 달러 규모를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26년까지 4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IMF는 가상화폐 사용을 금지하기보단 제도권으로 진입시키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IMF는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해 가상화폐를 금지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면서 "가상화폐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만큼 제도권으로 진입시켜 규제 당국의 확실한 감독을 받는 것이 더 났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연구 결과 전통적인 은행권과 금융 산업이 잘 발달된 나라일 수록 국민들의 가상화폐 사용량이 적었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이 제도권 안에서 잘 융화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7일(현지시간)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옐런은 대학교 강의 도중 "가상화폐가 현금에 견줄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자산이 되어버렸다"면서 "은행과 금융권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진입시킬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가상화폐 혁신 속도에 맞춰 관련 규제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된다"면서 "혁신을 뒷받침하는 규제 조치가 없을 경우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각종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가상화폐 가격은 오전 8시 50분(한국시간) 코인데스크 기준 전일 대비 0.82% 내린 42,351.9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