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發 '꽃샘추위'…엿새간 2조 순매도 [증시프리즘]

입력 2022-04-08 19:08
수정 2022-04-08 19:08
<앵커>

증시프리즘 시간입니다. 증권부 박찬휘 기자 나왔습니다.

박 기자, 오늘 우리 증시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뉴욕증시 상승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간밤 뉴욕증시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로 3거래일 만에 반등했는데요.

오늘 코스피 지수는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갔지만 막판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던진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냈는데요.

코스피 지수는 0.17% 올라 2,700선에 간신히 턱걸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개인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도에도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0.73% 상승했습니다.

한편 연준의 긴축 우려 속에 달러화가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오늘 원·달러 환율은 5.6원 올라 1,220원을 재차 돌파했습니다.

<앵커>

오늘 증시가 상승하긴 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상승세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4월 들어 우리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일과 5일 이틀 370억 원 가량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 일주일간 1조 6천 억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5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했는데요.

외국인은 4월에만 2조 원 넘게 팔아치웠습니다.

이렇게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각한 이유는 증시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난 1분기와는 외국인 자금 유출의 요인이 달라졌다는 분석입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나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면, 2분기 들어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5월 양적 긴축 발언'을 시작으로 연준의 매파적인 기조가 강해지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유동성이 축소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위험자산 회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 증시에는 악재입니다.

<앵커>

증권 업계에서는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습니까?

<기자>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상장사들의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은 이번 달에 집중적으로 지급될 예정인데요.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기말 배당금 규모는 약 10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4조 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배당금이 지난해 7조 7,000억 원에서 올해 1조 3,000억 원 수준으로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4월 중순에 적지 않은 배당금이 풀리고, 배당금 역송금으로 인해 환율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데요.

이에 따라 4월 말까지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다만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4일 예정된 5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외국인 자금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금리 인상 등의 악재는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5월 FOMC 이후에 외국인의 포지션이 바뀔지 속단하긴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지난달 16일 3월 FOMC 회의 종료 이후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던 만큼 다음달 FOMC 회의 이후 증시 흐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장 분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특징주 어떤게 있었나요?

<기자>

첫 번째는 오늘 장 상승을 주도한 '2차전지 소재주'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깜짝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업계 주가를 견인했는데요.

오늘 증시가 쉽게 방향성을 잡지 못했지만 2차전지 소재주 만큼은 강세를 보였습니다.

12% 급등한 포스코케미칼을 필두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이 올랐습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전날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열고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다고 발표하면서 오늘 장 초부터 주가가 급등했고요.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6일 장 마감 이후 5,000억 원 규모 유상증자와 1주당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 소식을 발표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음 내용도 소개해 주시죠.

<기자>

두 번째는 반사이익 누리는 '신재생에너지'입니다.

전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에 합의하면서 유럽에 진출한 국내 태양광과 풍력 기업의 먹거리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태양광 업체 OCI는 3% 넘게 올랐고, 풍력발전 기업인 씨에스윈드와 삼강엠앤티도 2% 가까이 올랐습니다.

유럽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태양광 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탈중국 공급망을 갖춘 OCI가 수혜를 입을 전망입니다.

또한 전체 매출액 중 유럽 시장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씨에스윈드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제조해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하는 삼강엠앤티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다음주 투자자들이 주목하면 좋을 관전 포인트는 무엇이 있습니까?

<기자>

증시가 한동안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음주도 코스피 지수는 2,700선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주목해볼 것은 미국의 물가지수입니다.

오는 12일에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고, 13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되는데요.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지수가 6.6%, 생산자물가지수는 8.7% 올라 전년 대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두 지수 모두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에 반드시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시프리즘, 박찬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