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전자'에 갇혀있는 삼성전자를 두고 증권사의 전망이 엇갈렸다.
8일 하이투자증권은 거시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못할 것이라며 목표주를 8만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정보기술(IT)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개선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점차 약화하고 있는 상황으로 판단한다"며 목표가를 종전 9만4천원에서 8만9천원으로 내렸다.
송 연구원은 "작년 4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한 전 세계 노트북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실제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로 올해 둔화하고 있다"며 "지난달 중순 이후 D램 현물 가격 하락세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경기와 수요 개선을 확신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의 해소, 미국과 중국 정부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예상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2배인 6만원대 초중반에서 1.6배인 8만원대 초중반 구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매수와 보유(Buy & Hold) 전략보다 구간을 이용한 매매를 권고했다.
KB증권도 거시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삼성전자의 3년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내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거시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로 올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이 지속될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 대한 낮아진 기대감을 반영해 목표가를 10만1천원에서 9만5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주가에 반영된 우려가 과도하다고 분석하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원으로 유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시간을 벌었지만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이슈가 발생했고 파운드리 수율 부진으로 일부 고객이 떠나간 점은 실망스럽다"면서도 "스마트폰이 1분기 깜짝 실적(서프라이즈)을 냈다는 것은 자체 부품 조달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또 "미국과 유럽이 반도체 주도권을 되찾으려 유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파운드리 매출액은 작년 오스틴 공장 중단의 기저 효과로 시장 평균 대비 초과 성장이 예상된다"며 "파운드리 영업이익도 가동률과 평균판매가격(ASP) 상승효과에 힘입어 작년 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센터장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7나노미터 이하 선단공정에서 충분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실적 불안감이 커질 수 있으나 이런 우려는 TSMC와의 과도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할인을 통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21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0.29% 오른 6만8천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지난 5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2월 1일(6만7천8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