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바람직한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 보도, '코스피 1만시대, 혁신 자본시장이 이끈다' 입니다.
오늘은 불공정거래와 내부통제 미흡 등으로 신뢰를 잃은 국내 자본시장에 대해 살펴볼텐데요.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국내 자본시장의 투명성,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나오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해결이 안됐다는 건가요?
<기자>
네. 모두가 염원하는 '코스피 1만시대'를 위해서는 국내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신뢰 회복이 최우선시 돼야 할 텐데요.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불공정거래가 매년, 매번 꼽히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 정부 역시 주식시장 불공정거래를 엄중하게 다루겠다고 공언했는데요.
관련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임 기획위원인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윤창현 / 국민의힘 의원 : 불공정거래, 작전행위나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그런 행위들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면 투자자들이 떠나게 되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외면하기 전에 빨리 개선하고 정비하자. 그래서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앵커>
앞서 인터뷰에서 언급됐던 작전행위, 시세조종 같은 불공정거래가 개인투자자들에 피해를 주는 만큼 신속하게 적발하는 것이 중요해 보이는데요.
우리 자본시장의 최일선인 한국거래소의 책임이 더 막중해지겠네요?
<기자>
네.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한국거래소 역시 불공정거래 근절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가조작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적발할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장감시 기능도 강화하고 있는데요.
한국거래소 시장 감시 현장을 홍헌표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앵커>
한국거래소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노력의 결과는 어땠나요? 불공정거래가 많이 줄었습니까?
<기자>
많이 줄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을 적발해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사례는 109건이나 됐는데요.
2020년도의 112건과 비교해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적발된 불공정거래 사례를 살펴보면 임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이 전체 70%로 가장 많았고, 시세조종과 부정거래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증시에서는 불공정거래 뿐만 아니라 내부거래나 횡령같은 대형 악재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증권범죄 위험성에 대한 인식 부족과 선진국에 비해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우리 자본시장에서의 증권범죄 처벌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얼마나 낮은가요?
<기자>
상장사들의 횡령·배임 사건은 최근 5년 간 연평균 30건에 육박할 정도로 금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금융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원인으로는 낮은 처벌 수위가 꼽힙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금융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인데요
경제 중심지로 불리는 뉴욕주와 비교해보면, 뉴욕에서는 100만 달러, 우리 돈 12억 원 이상을 횡령하면 최대 24년형을 받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300억 원 이상 횡령하더라도 권고 형량은 최대 8년에 그칩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증권범죄에 대한 처벌은 '형량'의 문제라기 보다는 '처벌 방식의 경직성'의 문제가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증권범죄가 자본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기존 형사 처벌 중심 제재에서 다양한 제재 수단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지난 5일에 인수위가 "법무부는 서울 남부지검 '금융증권 범죄수사협력단'의 정식 직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새 정부가 불공정거래 처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증권범죄의 위험성을 알린다면 국내 자본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렇지는 않습니다. 해당 방법만으로는 증권범죄를 예방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인데요.
한국거래소와 금융위, 금감원, 검찰 등 관련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시급하다는 설명입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는데요.
관련해서 손영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손영채 /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 : (미공개정보는) 이용만 할 수 있다면 아주 손쉽게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우리가 거래소,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와 협의해 미공개정보 이용의 위험성에 대한 안내, 지도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 특사경을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도 검찰과 금감원과 협력체계가 아주 중요합니다. 아시다시피 거래소의 시장감시 기능이 잘 뒷받침돼야 후속된 조사나 수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선진국 사례에서 우리가 배울만한 방안은 없을까요?
<기자>
있습니다. 징벌적 과징금 부과와 함께 미국처럼 금융당국에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기소권 부여는 빠른 수사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검찰에 수사통보한 사건은 기소까지 평균적으로 250일 넘게 걸렸는데요.
최종 재판까지 가려면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불공정거래의 근절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이효섭 /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 가장 중요한 것은 불공정거래의 핵심 유형인 내부자거래와 시세조종에 대해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수사의 신속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SEC(미 증권거래위원회)처럼 금융당국에 기소권을 일정 부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 미국처럼 공정배상기금 즉, 페어펀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소액 피해자의 경우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소송제기가 어렵고, 만약 승소하더라도 책임재산을 보전할 방법이 없는데요.
금융기관의 제재금과 부당이득 환수금의 일부를 피해자 규제를 위해 써야한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국내 자본시장의 투명성, 신뢰성 확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제목과 해시태그로 오늘 뉴스를 한 줄로 정리해주신다면요?
<기자>
네. 유튜브 제목은 "코스피 1만시대를 향한 첫 걸음 '투명한 자본시장'", 해시태그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 #증권범죄 일벌백계" 이렇게 정했습니다.
<앵커>
네. 증권부 박찬휘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