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숨진 민간인이 5천명을 넘겼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쳰코 마리우폴 시장은 최근 몇주간 러시아의 포격과 시가전으로 5천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으며, 그중 210명은 어린이였다고 말했다.
보이쳰코 시장은 병원에 쏟아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한곳에서만 50명이 불에 타 숨졌으며, 도시기반 시설 90 이상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와 러시아가 무력으로 합병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로, 러시아군은 한달 이상 집중 포격·공습을 가해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학살을 은폐하려 마리우폴에 대한 인도적 접근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터키 하베르투르크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인도적 화물을 싣고 마리우폴에 갈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그들(러시아)이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세계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비극이고 생지옥"이라며 "수십 명이 아니라 수천 명이 죽고 수천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이 모든 것을 숨기고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모두 묻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이미 러시아가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 등 곳곳에서 범죄 증거를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은 가족을 불태웠다. 어제 우리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 아이 등 (숨진) 새로운 일가족을 발견했다"며 "제가 '그들이 나치'라고 말한 이유"라고 했다.
다만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대해서는 "평화협상 없이 전쟁을 멈추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어쨌든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곳곳 격전 지역에서 인도적 통로를 대피한 민간인은 약 5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리나 베레슈크 부총리는 마리우폴에서 1천100여명이 자가용을 타고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는 자포리자 쪽으로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약 2천500명이 자포리자로 몸을 피했고, 동부 루한스크에서도 1천200여명이 대피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전국에 11개의 인도적 통로를 개방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