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조작" 학살 부인한 러, 위성사진에 '거짓 들통'

입력 2022-04-05 14:59
수정 2022-04-05 15:15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벌어진 집단학살 의혹과 관련 "조작"이라며 부인했던 러시아 측 주장은 거짓일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FP 통신 등은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 러시아군 점령 시기에 민간인으로 보이는 이들의 시신이 길거리에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 조사팀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3월 9∼11일 사이 부차의 야블론스카 거리에는 사람의 몸과 비슷한 크기의 검은 물체가 등장한다. 당시는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때였다.

이 물체들의 위치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군이 부차를 탈환한 후 민간인 복장의 시신을 발견한 곳과 정확히 같으며 분석 결과 이 물체들이 3주 이상 같은 위치에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부차 길거리에 버려진 두 대의 차 앞에서 발견된 시신 역시 3월 21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도 부차에서 발견된 민간인 시신들이 러시아의 부차 점령 기간에 생긴 것임을 증명한다고 AFP는 전했다.

이날 맥사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러시아가 부차를 점령한 시기인 3월 11일 이후 최소 11명의 시신이 거리에 등장한다.

스티븐 우드 맥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부차에서 수집된 맥사의 고해상도 위성사진은 거리에 누워있는 시신들이 수 주 동안 방치돼 있던 것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2일 키이우 북서쪽 외곽 도시 부차를 탈환했고, 이곳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시신 수백 구를 발견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집단학살 의혹이 우크라이나의 조작이라는 입장이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러시아군은 학살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선전전 기구가 사전에 계획한 것이라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