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와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매출액과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SMIC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연례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순이익이 2020년보다 137.8% 증가한 107억3천310만 위안(약 2조5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356억3천63만 위안(약 6조8천2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기록적인 실적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SMIC는 호조의 실적으로 축적된 자본을 바탕으로 올해 50억 달러(약 6조1천억 원)를 신규 투자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 재원은 대부분 베이징, 선전, 상하이 등 3곳에 새로운 공장을 신설하는 프로젝트와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SMIC는 밝혔다.
SMIC는 5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통해 월간 반도체 생산 능력이 8인치 웨이퍼(wafer) 기준 현재 13만 개 수준에서 15만 개 수준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하이(上海)에 본사를 둔 SMIC는 중국 '반도체 굴기' 정책의 첨병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10월, SMIC를 상무부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렸다. 이 조치에 따라 미국의 공급업체들은 SMIC에 첨단 장비를 수출하기 전에 상무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SMIC는 미국의 제재 여파로 네덜란드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도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미국과 전략 경쟁을 하는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SMIC, 칭화유니(淸華紫光), 화훙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 방식이나 규모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형태로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