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수억원에 달하는 급성 림프성 백혈병 치료제 '킴리아주'에 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31일 건강보험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를 개정했다.
건정심은 급성 림프성 백혈병과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에 사용하는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 킴리아주에 내달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킴리아주의 1회 투약비용은 약 4억원에 달하는데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최대 598만원(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제 적용)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다.
다만 환자당 평생 1회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건정심은 또 킴리아주와 같은 CAR(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투여 시 이뤄지는 세포 수집, 치료제 주입 등 의료행위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가는 조혈모세포 이식치료의 단계별 치료 금액을 참조해 신설됐다.
건보 적용에 따라 CAR T세포 치료제 투여시 치료비 금액을 제외한 환자 의료비 부담이 200만∼400만원에서 10만원(본인부담률 5% 기준)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 밖에 건정심은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고형암 치료제인 로즐리트렉캡슐(100㎎·200㎎), 비트락비캡슐(25㎎·100㎎), 비트락비액에 대해서도 내달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로즐리트렉캡슐은 연간 투약비용이 8천500만원 정도인데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부담이 약 430만원으로 줄어든다.
연간 투약비용이 약 8천800만원에 달했던 비트락비캡슐·액도 환자 부담이 440만원 수준으로 경감된다.
이번 건정심에서는 ▲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 ▲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 ▲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 경피적 대동맥판삽입 등 선별급여 4개 항목에 대한 요양급여 변경안도 논의했다. 변경안은 오는 5월 1일부터 시행된다.
우선 NK 세포 활성도 검사(정밀면역검사)의 경우 적합성 평가에서 검사유효성이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고 문헌고찰에서도 일부 암환자에게 적용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건정심에서는 이 검사의 오남용이 우려된다면서 급여권에 두고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 검사의 경우 선별급여를 유지하되 본인부담률을 80%에서 90%로 상향하고, 불필요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여 대상과 횟수 등 기준을 설정했다.
건정심은 유효하지 않은 기술로 평가된 폴리믹신 B 고정화 섬유를 이용한 혈액관류요법은 비급여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의 경우 급여 기준을 설정해 임상적 필요성이 높은 사례를 중심으로 급여를 적용하고, 나머지는 본인부담률 50%를 적용하기로 했다.
건정심은 또 경피적 대동맥판삽입의 경우 80세 이상에게는 급여를 적용하고 그 외 연령층에서는 수술 위험에 따라 급여 또는 선별급여를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건정심은 이 항목에 대한 국내 연구가 마무리되는 내년께 급여 대상 여부 등을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
이 밖에 건정심은 관련 업체와 인공판막 가격을 3천258만원에서 7% 인하한 3천30만원으로 협의했으며, 시술 건수 증가에 따라 추가 조정에 대해서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