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경기침체 논쟁 '활활'...유틸리티는 '고공행진' [GO WEST]

입력 2022-03-31 18:49
<앵커>

'Go West'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조 기자. 미국 장단기 금리가 일시적이지만 역전됐습니다. 저희가 지난주에 이 가능성을 짚어봤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현실화가 됐어요. 경기 침체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일까요?

<기자>

어려운 질문입니다. 월가에서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핵심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분명한 신호 역할을 해왔지만, 언제 올지는 알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1980년 이후 미국의 경기침체 시기 모두 그 이전에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는 공통점이 있죠. 장단기 금리 역전 이후 경기 침체가 시작하기 까지 짧게는 6개월, 평균 17개월이 지났는데, 최대 2~3년이 걸린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연준은 계속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을 걱정하지 말라고 해왔죠. 파월 의장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견뎌낼 만큼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것을 더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JP모간의 마르코 콜나보치 수석애널리스트도 "둘 사이 상관관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경기 침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습니다. 또 2년물이 아닌 3개월물 단기 채권 금리와 10년물을 비교해보면 오히려 금리 차이가 벌어지고 있어 혼재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강한 경고를 울리는 월가의 빅 마우스들이 있는데요. 먼저 월가에서 '신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CEO는 "연준을 믿지 마라"며 "지금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건들락 CEO는 "역전된 금리차는 매우 강한 경기 침체를 만들 것"이라며 "2년물 금리 상승이 코로나19 초기 락다운 기간만큼이나 가파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와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고문 역시 '연준의 정책 실수로 물가는 잡지 못하고 경기 침체 골만 키우는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를 한 목소리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장단기 채권 금리 역전이 '주식시장에는 매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건 무슨 말입니까?

<기자>

금리 역전 뒤 실제 경기 침체로 통상 6개월에서 최대 2년간의 시차를 뒀다고 했지 않습니까. 이 사이 기간의 지수는 오히려 상승을 했다는 겁니다. 다우존스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77년 이후 2년물-10년물 장단기 국채 수익률 역전은 모두 7차례인데, 이 중 6번이 주식시장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S&P 500 지수가 평균 11.8% 상승했는데요.



인베스코의 브라이언 레빗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1998년 5월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었지만, S&P 500 지수는 이후 2000년 3월까지 약 40%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22개월간의 강세를 이어간 것이죠. 그리고 경기 침체는 그 다음해인 2001년에 시작됐습니다.

2005년 사례 역시 S&P 500 지수는 이후 22개월간 25% 상승했고, 2019년에도 6개월동안 19% 넘는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경기 침체 가시화까지도 시간차가 있지만, 그 사이 증시는 또 강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앵커>

1분기 마쳤는데, 그간 시장에서 좀 두드러지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던 업종도 알아볼까요?

<기자>

사실 지난해 연말부터 올 연초까지 가장 핫한 업종이라 하면, 고유가와 맞물린 에너지주, 그리고 다시 반등을 보이는 빅테크가 있겠습니다. 두 업종은 좀 오르내림이 심했는데, 이 혼란스러운 시장에서도 꾸준한 상승 흐름을 탄 업종이 있습니다. 바로 유틸리티 업종인데요.

<앵커>

유틸리티 업종이라하면, 저희가 흔히 경기방어주로 꼽죠. 하지만 종목 자체는 큰 인기를 끌지 않지 않나요?

<기자>

에너지업종이 유가 등락에 따라 움직였다면, 유틸리티는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올랐는데요. 유틸리티하면, 크게 전기생산/배급회사, 가스나 수도회사, 그리고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포함됩니다.

다우존스 유틸리티 업종 평균 지수가 이번 3월 한달간 10% 급등했는데, 이는 월간 상승폭 기준 1년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펀드스트래티지의 마크 뉴턴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방어적 투자가 작동해 유틸리티가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는데요. 특히 유틸리티는 안정적인 배당을 자랑해 금리 인상 시기 투자처로 주목받습니다.



종목별로 보면 3월 들어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은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 저장업체인 AES 코퍼레이션이 20% 육박하는 강세를 기록했고, 듀크 에너지와 엑설론 코퍼레이션도 각각 10.76%, 10.43% 뛰었습니다. 또 유틸리티 업체에 투자하는 ETF들도 3월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냈는데, 유틸리티 셀렉트 섹터 SPDR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Go West' 조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