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 계약' 손질 예고.."NFT·메타버스 투자늘린다"

입력 2022-03-31 19:00
수정 2022-03-31 19:00
<앵커>

에스엠 문제를 집중 취재한 지수희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주총에서 첨예하게 대립된 가장 중요한 문제인 감사선임 건이 사측 안이 아닌 얼라인측의 주주제안 건으로 통과됐습니다.

그럼 앞으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SM) 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요?

<기자>

이번에 새로 선임된 곽준호 감사는 내일(4월1일) 부터 임기가 시작됩니다.

일단 주주 측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관계 등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크기획은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사업체로 프로듀싱 용역 대가로 매출의 6%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아가서 문제가 됐죠.

하지만 주주추천 감사가 선임되면서 이 계약이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 볼 수 있게 됐고 만약 불공정하다면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의 거버넌스가 개선되면 주가도 제대로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주주들은 기대하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 에스엠 주가도 주총 결과가 나온 이후 상승전환했습니다.

신임 곽준호 감사는 우선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미래 산업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곽준호 에스엠 감사: 직원과 한팀이 되는게 중요하거든요. SM엔터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같이할 생각입니다.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비용 절감 등을 확실하게 처다보겠지만 지금 엔터 산업에서 중요하게 봐야할 것이 음반, 음원, 구주 판매, 방송출연 등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신사업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같고, 예를 들어 NFT나 메타버스 등 여기에 많은 투자가 수반 될 수 있고..]

<앵커>

네, 앞으로 에스엠의 NFT나 메타버스 분야에 대한 신사업 투자를 예상해볼 수 있겠네요. 그럼 투자자 입장에서 에스엠 투자 이제 긍정적으로 봐도 되나요? 그리고 그간 문제로 계속 지적돼온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중단되거나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되는 건가요?

<기자>

현재 엔터주의 전망은 리오프닝 기대감에 긍정적입니다.

여기에 에스엠의 경우 소속아티스트이 경쟁력이 있는데다 NFT사업진출 호재가 있어서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된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어떻게 손질될지와 또 아직 확정되지 않은 M&A 이슈가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보시는게 좋겠습니다.

SM의 이사회 구성을 보면 여전히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측근들 수가 많습니다.



이장우 사외이사 후보자가 사퇴를 하긴 했지만 이수만 총괄의 측근인 지창훈 사외이사는 임기가 아직 남아있고요.

주주측 인사는 감사 1명뿐입니다.

여전히 최종 의사결정에 감사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구조입니다.

최근 이성수 SM 대표이사는 "이수만 총괄에게 지급한 금액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지는 좀 더 두고 봐야하는 상황입니다.



이 대표는 최근 한 인터넷방송에서 "이수만 총괄 프로듀싱 능력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한국의 엔터 산업을 성장시킨 장본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지금의 지급 비율은 외부기관으로부터 적절하다고 검증을 받은 수치"라고 설명한 만큼 감사가 선임되더라도 이 부분은 적절하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서 상당기간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감사는 주주나 회사의 이익에 위배되는 건에 대해서 소송이 가능하고, 오늘 주총에서 많은 주주들이 모인데다가 주총장에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고, 사측 인사가 모두 사퇴하는 등 SM도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만큼 기존의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SM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에스엠의 경우 최근 카카오엔터와의 매각 건이 최근 언론에 오르내려 시장 관심이 높은데 앞으로 M&A건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최근까지 카카오 엔터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되다가 이수만 대주주가 경영참여나 상당한 수준의 연봉을 요구한 것을 알려지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대주주인 이수만 총괄이 주식을 팔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 어떻게 마음을 먹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의 M&A에 대한 이야기가 잠잠한 상황에서 이수만 총괄이 팔아야겠다 마음만 먹으면 급물살을 타게 될텐데요.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로 이수만 총괄의 기존 행보에 제한이 생긴 만큼 대주주측에서 다른 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SM의 사례로 볼 때 소액주주들의 움직임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실 이번 SM의 주주제안은 의미가 큽니다.

SM의 라이크기획에 대한 문제점은 지난 2019년 부터 지적돼 왔는데 해결되지 않았거든요.

외부로 잘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액주주 움직임에 국내 자문사 뿐 아니라 외국계 최대 자문사인 ISS나 노르웨이국부펀드도 관심을 가지면서 주주제안 감사선임에 찬성하고 나섰거든요.

외국인 주주들까지 움직인 것입니다.

이 때문에 SM도 변화를 예고하긴 했습니다.



일단 소액주주가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당 200원의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이게 상장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또 SM은 그간 주주들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소각 등 주주 친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더 활발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최근 주식시장에 개인들의 참여가 높아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의견제시가 활발해 지고 있죠? 소액주주들의 의견들이 잘 받아들여지고 있나요?

<기자>

최근 소액주주들의 활동이 늘어나고 있긴합니다.

지난 10년간 주주제안을 분석해보면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 이래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주총에서 의사결정에 적극참여하도록 한 자율규범인데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부터 이사나 감사 선임 또는 해임 같은 지배구조 관행 개선 요청이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주주제안 통과 비율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

2017년 이전보다 주주제안은 늘어났지만 가결율은 15.8%에서 11.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유는 뭔가요? 해결방안은 없나요?

<기자>

주주제안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주주총회 운영 관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번 SM주총에서도 사례가 나왔습니다.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6주전까지 해야하는데 사측 안건 확정은 주주총회 2주 전까지 할 수 있습니다.

사측만이 주주제안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안건 변경이 가능한데요.

SM도 주총 2주 전 기습 안건 변경을 시도했습니다.



주주명부 폐쇄일을 주총 2주전까지로 변경하고, 유상증자 한도를 늘리는 정관변경 안이었는데요.

주주제안에 대비해 사측이 백기사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꼼수'안건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SM은 결국 이 안건을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ESG경영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사측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고 주주들도 적극적인 의견제시를 통해 주총을 회사 발전을 위한 건전한 장으로 여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유고은 한국지배구조연구원 선임연구원 : 장기 연임 경영진의 경우 기업의 성장을 이끌었던 문화나 운영방식이 성공비결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서 최신 시장 트랜드나 경영전략이나 주주의 선호에 둔감하기 쉽습니다. 주주제안이 상정됐을 때 최신의 주주선호가 뭔지 경영진들이 파악할 수 있어서 중장기적인 경영에도 도움이 됩니다. 주주들도 반드시 이사회의 의견을 관철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토론을 해보자, 우리는 권고를 하는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토론의 장으로 생각하고 주주제안을 하시면 주총에서 여러 목소리가 오갈 수 있거든요.]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증권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