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에서 문제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공매도 공격으로 유명해진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빌 애크먼이 공매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이 회사 연례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애크먼 회장은 "제한적으로 공매도 전략을 사용했지만, 이를 주제로 한 책과 영화가 나올 정도로 엄청난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공매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2004년 퍼싱스퀘어 캐피털을 설립한 그는 지난 2012년 세계적인 건강보조식품 업체 허벌라이프를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공매도를 벌여 유명해졌다.
그는 세계 80여 개국에서 회원을 통해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허벌라이프가 불법 피라미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크먼의 주장이 공론화되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에 착수했고, 허벌라이프는 결국 2억 달러(약 2천400억 원)의 과태료를 내기로 합의했다.
애크먼 주장대로 허벌라이프 영업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애크먼은 공매도 때문에 오히려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애크먼은 허벌라이프 외에도 제약사 발리언트에 대한 투자 실패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020년 70%의 수익을 내는 등 최근 상황이 호전됐다.
현재 애크먼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유니버설 뮤직 등 스트리밍 사업과 도미노피자 등 요식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퍼싱스퀘어 캐피털이 '건설적이고 협조적인 주주'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그러는 편이 훨씬 쉽고 즐겁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