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해 17시간30분 비행…세계 최장 직항로 등극

입력 2022-03-29 16:10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이 미국 뉴욕에서 홍콩으로 가는 노선을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는 방향으로 변경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회사 내부 자료에 따르면 새로 바뀔 항로는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대서양을 거쳐 러시아 밑에 있는 영국, 남유럽, 중앙아시아를 차례대로 통과해 홍콩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그 거리만 장장 1만6천618㎞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긴 여객편 노선이 될 전망이다.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현재 기록된 최장거리 직항로는 싱가포르항공이 취항하는 싱가포르-뉴욕 노선의 1만5천349㎞다. 시간으로 따지면 17시간 30분가량이 걸린다.

이에 대해 캐세이퍼시픽 대변인은 "회사는 만약의 사건이나 시나리오를 위해 항상 비상 항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대서양 횡단은 비행시간 16∼17시간을 맞추려고 연중 이맘때의 강한 계절풍에 의존하기 때문에 태평양 항로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를 타고 항공기의 비행시간을 단축시킨다는 계획이다.

운항 기종은 유럽 항공기 제조회사 에어버스SE의 'A350-1000'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현재 회사는 항로 변경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전 세계 항공업계는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는 항로를 추진하거나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하는 추세다. 고유가 상황에서 운항 거리 증가로 연료 소비까지 늘어나면서 연료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항공자문그룹 옵스그룹(OPSGROUP)에 따르면 항공사 대다수가 러시아로부터 비행을 금지당했거나 현지 안전 우려를 이유로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역내에서 러시아 항공기 비행을 금지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달초 모든 러시아 항공기의 미국 영공 비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맞대응으로 영국 등 36개국 항공사에 대해 운항 금지를 발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