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9일만에 만남' 文·尹 "집무실 이전 면밀히 살펴 협조…추경·인사 실무협의"

입력 2022-03-28 23:08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와 관련해 예산 등에 대한 협조 의사를 보였다고 윤 당선인 측이 밝혔다.

코로나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임기말 인사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양측은 실무협의하기로 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만찬 종료 후 통의동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은 "자연스럽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얘기가 나왔다"며 "문 대통령께서는 '집무실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차기 정부가 판단할 문제이고 지금 정부는 정확하게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집무실 이전 예비비를 국무회의에 상정할지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절차적 구체적인 얘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제가 느끼기엔 아주 실무적으로 시기라든지, 이전 내용이라든지 이런 것을 서로 공유해 대통령께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식 이전에 집무실 이전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두 분께서 시기까지 가능하다, 하지 않다는 말은 없었다"며 "어쨌든 문 대통령이 협조하고 실질적인 그런 이전 계획 예산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면밀히 따져 보신다고 하니 실무자 간에 이전 내용, 이전 계획, 시기를 따져 면밀하게 행정안전부나 기획재정부가, 예산을 담당 부서에서 (처리) 한다고 한다면 협조하시겠다고 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현재 청와대에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장 실장은 2차 추경 편성 문제에 대해선 "시기나 규모는 구체적으로 얘기 안 했고 추경의 필요성은 두 분이 공감했다"면서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적으로 그 라인에서 계속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사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를 어떻게 하자'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문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에 해야 할 인사 문제에 대해 이철희 수석, 장제원 비서실장께서 국민 걱정을 덜 수 있게 잘 의논해 달라'고 했고 당선인도 '이 수석과 장 실장이 잘 협의해주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또 "대통령과 당선인은 안보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한 치의 누수가 없게 서로 최선을 다해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의 사면 문제에 대해선 그는 "윤 당선인은 오늘 사면 문제에 대해 일절 거론하지 않았고 문 대통령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정부 조직 개편 문제나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언급 등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오늘 오후 5시 59분에 녹지원에서 만나 청와대 상춘재로 향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회동했다.

이 가운데 만찬은 2시간 36분간 진행됐다고 장 실장이 전했다. 역대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오랜 시간 대화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만남은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성사된 것으로,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 중 가장 늦게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