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에 죽어간다"…중국어로 호소한 우크라인들

입력 2022-03-27 10:50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지 않고, 오히려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웨이보, 위챗 등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의 침공과 사상자 수 등 전쟁의 참상을 알리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국인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지 않고, 서방의 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의혹 속에서 마샤 씨 같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60만여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우크라이나 인터넷 인플루언서 마샤 씨는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 "내 고향에서 사람들은 공습 경보가 울리면 지하 피난소로 몸을 숨긴다. 빵은 충분하지 않고 은행 현금인출기에는 현금이 바닥났는데, 현금 없이는 음식을 살 수 없다. 이곳은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중국어로 올렸다.

그는 전쟁이 일어나자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떠나 부모님이 사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코스티얀티니프카로 내려가 현장의 참상을 전하는 영상을 여러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그가 중국어로 올린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영상은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예술가 이반 씨는 세계 소셜미디어에 중국어와 여러 나라 언어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다.

중국 인민대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한 로만 씨는 중국의 소셜미디어와 관영 매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러시아의 영향 아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선전의 벽을 무너뜨리길 원하고 중국인들에 실제 일어나는 일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중국인에 기대하는 바는 없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중국 정부가 지원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이글 인 연구원은 SCMP에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고 젊은 세대의 애국심을 북돋우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군사전문가 량궈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 정체성으로 무장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저항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사진=SNS 캡처)